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한랭질환' 주의보가 내려졌다. 한랭질환은 추위로 인해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을 일컫는다. 저체온증과 동상이 대표 질환으로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 올겨울 들어 충북지역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한랭질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여름 30년 만의 폭염으로 온열질환에 시달렸던 시민들이 이제 한랭질환을 걱정해야할 지경이다.

지난 9일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60대 남자가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청주의 이날 최저 기온은 영하 9.9℃로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었다. 앞서 충북 제천의 한 폐가에서 50대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사망원인은 동사였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1일부터 전국 517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한랭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한랭질환 환자 48명이 보고됐다. 이중 충북 2명을 포함 모두 4명이 한랭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초겨울에 한랭질환의 위험이 높다고 한다. 신체가 추위에 적응되지 않아 약한 추위에도 한랭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3~2017년까지 5년 동안 2271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해 이중 66명이 사망했다. 한 해 평균 13명이 한랭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셈이니 자연재난 수준이라 하겠다. 그러고 보면 한랭질환의 피해가 온열질환 못지않다. 지난 3년간 온열질환 사망자는 39명으로 집계됐다.

한랭질환을 예방하려면 방한과 체온유지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50세 이상 고령자와 저소득계층에 한랭질환자가 집중하는 걸 보면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겨울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혹독하다. 난방비가 없어 추위와 사투를 벌이는 쪽방촌 주민들이 꽤 있다고 한다.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이들은 연탄 한 장이 아쉽다. 한랭질환자가 나오지 않게끔 복지사각지대를 꼼꼼히 점검해야겠다. 따뜻한 손길로 취약계층의 언 몸을 녹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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