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과정서…특정단체 항의 방문
의원들 “심의 등 역할 못해 자괴감 커”

[충청투데이 이수섭 기자] 서산시의 내년도 본예산에 대한 서산시의회의 예산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특정 단체에 대한 예산심사 내용이 사전에 유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서산시와 서산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올해 본예산보다 22.1% 증가한 9280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고, 시의회에서는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 심사를 거쳐 14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본예산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각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이 예산을 삭감한 내용이 관련 단체로 유출되면서 항의 방문과 민원전화로 의원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예산 심사내용이 어떻게 특정 단체에 내용이 흘러 들어간지 알수 없다”며 “집행부가 삭감된 예산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관련 단체에게 미리 삭감 내용을 흘렸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지울수가 없다”고 밝혔다.

해마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의원들의 주장으로 일부 의원들은 집행부에 이와 관련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시의 살림살이를 심사하고, 심의하는 것은 고유한 권한이면서 의무이기도 한데, 어찌 된 일인지 예산이 확정되기도 전에 예산을 삭감한 의원 이름까지 관련 단체에서 알 정도로 신속하게 퍼져나가고 있다”며 “이들 단체의 압력으로 예산이 살아나는 걸 보면 의원으로써 자괴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한 관계자는 “예산이 반영 된 일부 단체에서 심사 내용을 물어오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심사 결과가 흘러나갈 수 있다”며 “의원들에게 압력으로 느낄 수 있는 관련 단체의 항의 방문이나 전화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서산=이수섭 기자 l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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