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식 충북본사 취재부장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지역 중소기업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충북 지역 경제 지표는 양호하다.

충청지방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8월 충북지역 광공업생산 지수는 123.6으로 전월 대비 7.2% 증가했다. 전년동월과 비교해서는 4.6% 올랐다. 8월 생산자 제품출하는 126.9로 전월대비, 전년동월대비 각각 3.2%, 5.7% 증가했다. 3분기 무역수지도 흑자를 유지했다. 7·8·9월 충북지역 수출액 및 무역흑자는 각각 19억 7800만 달러·13억 8900만 달러, 19억 6200만 달러·14억 1500만 달러, 19억 3700만 달러·14억 5000만 달러다. 7월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22.7%, 8월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12.7%, 9월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3.5% 오른 수치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청주상공회의소가 지난 7월 발표한 3분기 BSI(Business Survey Index:기업경기전망지수)는 95였다. 2분기(114) 대비 19p 하락했다. 이는 청주상의가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2009년 3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이었다.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2p가 하락한 73이 나왔다. 최대 하락폭을 불과 1분기만에 넘어섰다.

경제지표와 경기전망의 엇박자는 대기업으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일어났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품목별 수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충북지역 총 수출액은 172억 8800만 달러다.

총 수출액 중 1위는 단연 반도체다. 올해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73억 46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2.5%를 차지했다. 수출 품목 2위는 건전지 및 축전지로 15억 9300만 달러의 물량이 수출됐다. 비중은 9.2%로 LG화학이 생산하는 2차 전지 수출이 반영된 결과다.

중소기업들이 처한 어려움의 이유는 다양하다. 최저임금인상,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 등이다. 최저임금인상은 속도조절은 있을지언정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하거나 생산성을 증대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지만 독일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이라고 표현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은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지역 중·소기업이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지역 중·소기업에게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팩토리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한때 열풍이 불었던 ERP(enterprise resources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과 뭐가 다르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RP와 스마트팩토리의 시작점, 기초공사가 같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화가 마냥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일단 현장에서 수기로 작성하는 문서를 전산화 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시작이다. 쌓인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이다. 처음부터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도입하는 건 아니다. 어렵지만 시작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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