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준수 첫공연 축하하러 왔다…계속 협업하고파"

▲ [EM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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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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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 김준수, 사랑에 빠진 '죽음'으로 객석 매혹

작곡가 "김준수 첫공연 축하하러 왔다…계속 협업하고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2일 오후 8시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오스트리아 아름다운 황후와 사랑에 빠진 '죽음'이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라며 절규하는 장면은 뮤지컬 '엘리자벳' 백미였다.

'죽음'을 맡은 배우 김준수(31)의 매혹적인 연기는 왜 '뮤지컬 한류'라는 말이 생길 만큼 그가 관객을 끌어모으는지 증명했다.

그의 역할은 신비롭고 초월적인 가상의 존재다. 어린 시절 사경을 헤매던 엘리자벳을 거둬 가려다 아름다움에 반해 살려두고, 한평생 그를 그림자처럼 맴돈다. 연기가 어설펐다간 역사적 고증을 거친 다른 캐릭터들에 견줘 이질감이 도드라질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의 천사들을 이끌고 무대를 휘젓는 그의 치명적인 연기에 객석은 숨을 삼켰다.

여기에 화려한 합스부르크 제국을 재현하는 370여 벌 의상, 현대적 영상과 조명을 활용해 웅장하게 연출한 황실 결혼식, 무도회 등 눈을 뗄 수 없는 장면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160분 넘게 이어진 아찔한 연기가 끝나자 1천600석 규모 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일본, 중국 팬도 더러 있었다.

무대가 막을 내리자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엘리자벳'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였다.

르베이는 "정말 멋진 밤이었고, 제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여기 계신 분들이 세계 최고의 공연을 보여줬다"고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는 "어젯밤 부인과 독일 뮌헨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김준수 배우의 '엘리자벳' 이번 시즌 첫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며 "오늘 공연을 올리기 전 김준수 씨와 '앞으로 더 멋진 작품으로 협업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장담하건대 한국 배우들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르베이는 중간중간 죽음의 노래인 '마지막 춤'을 우리말로 따라 하고, 우리말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고 말해 박수받았다.

특히 그는 김준수의 대기실을 찾아 "오늘 등장부터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있었고, 죽음의 숨결을 내뱉을 때 위험한 사랑의 마법 같은 순간을 느끼게 해줬다. 내 음악을 완성하는 캐릭터를 잘 표현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김준수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전했다.

원작자가 김준수에게 따로 감사를 표할 만큼 뮤지컬 계에서 김준수의 입지는 탄탄하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에 출연하며 막강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이 중에서도 '엘리자벳'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2012년 이 작품 초연과 이듬해 앙코르 공연에 출연했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샤토드'(가수 시절 이름인 시아준수와 극 이름 토드를 합친 것)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달 5일 제대한 그는 11월 30일∼12월 2일 단독 콘서트 '웨이 백 시아'를 연 뒤 '엘리자벳' 출연 준비에 매진했다. 5년 만의 '엘리자벳' 복귀에 김준수가 출연하는 50회차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김준수는 "공연이 시작되고 한 달 만에 합류라 긴장되고 흥분됐다. 배우와 스태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훌륭한 앙상블에 꽉 찬 무대가 된 것 같다"며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에 감동했다. '엘리자벳'에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국의아이들 출신 박형식, 빅스 레오(본명 정택운)가 번갈아 죽음 역을 소화하며 황후 역은 옥주현, 김소현, 신영숙이 분한다.

공연은 내년 2월 1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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