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연말인사 정·관가 관심, 무사안일주의 타파… 반영 예상, 대규모 이동·좌천인사 소문도
허 “일하는 조직 만들어 갈 것”
[충청투데이 전홍표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시청은) 시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공무원을 위한 조직'이라고 하시더군요."

최근 대전시의 한 고위 공무원은 얼마 전 있었던 허 시장의 한 발언을 전했다. 지난 7월 취임 이후 6개월여를 지켜본 시청 조직과 문화를 허 시장이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이 공무원은 풀이했다.

대전시의 연말 인사가 정·관가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탓이다. 연말인사에 허 시장의 '작심'이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허 시장은 공직사회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보신·무산안일주의을 끊을 첫 단추를 이번 연말인사를 통해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시는 지난달 기존 2실, 7국, 2본부, 1단(한시조직), 62과에서 2실, 8국, 2본부, 61과, 1합의제행정기관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편안에는 공동체 활성화·사회적 경제·교육복지 등 민선 7기 핵심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시민참여 확대 등 시정 핵심과제를 추진할 조직을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개편안은 허 시장의 시정 철학이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개편이 허 시장이 시정을 끌고 갈 몸을 세웠다면, 오는 20일경으로 예상되는 고위 공무원급 연말인사는 몸을 움직일 뼈와 근육 등을 만드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장(3급 이상)과 과장(4급)의 자리이동이 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고위 공무원 승진 자리는 이전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장급 2개, 과장급 18개 정도다. 허 시장은 승진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대규모 자리 이동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고위 공직자 2~3명에 대한 좌천성 인사도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와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시청 공무원(약 1400여명)의 74%의 전보가 예정돼 있다. 4급 이하 중·하위직 대부분도 이동하는 셈이다. 결국 고위직에서부터 하위직까지 시청 전체를 흔드는 인사될 전망이다. 허 시장이 연말인사에 담을 메시지는 오히려 명료해 보인다. 폐쇄적이고 수동적인 공무원 조직을 유연하고 대응력이 높은 시민을 위한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 시장은 12일 충청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민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을 수 있는 (시청)조직을 만드는 것이 대전시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허 시장은 이어 “거기에 가장 적합한 조직 형태와 사람을 찾아 배치해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인사”라고 덧붙였다.

인사철학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일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 지방자치 시대에 맞는 지방행정 시스템과 문화는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허 시장은 “공무원 조직은 그 특성과 메카니즘이 있다. 그런 것을 다 무시하고 상상력만 갖고 밀어붙일 순 없다”며 “제 철학과 원칙, 거기에 공무원 조직에 대한 이해를 담아 인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허 시장은 “공무원 조직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순 없다”라고 전제한 후 “(조직)문화를 바꾸고, 그 역할을 잘 하도록 인사의 공정성 높이면서 희망과 자부심을 주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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