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충청출신 나경원 의원(4선, 서울 동작을, 충북 영동 출신)과 정용기 의원(재선, 대전 대덕)이 각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내년 2월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판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졌다. 당내 세력 판도의 변화가 필연적이다. 그 가운데서도 주목할 건 '나경원·정용기' 조합에 적극 역할을 했던 정우택 의원(4선,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당권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게 보면, 친박·잔류파가 당내 주류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충청권의 역할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경선에서 나·정의원은 68표를 얻어 김학용·김종석 의원(35표)을 거의 2배차로 따돌렸다. 물론 범 친박계의 폭넓은 지지에 힘입은바 크다. 나 의원의 경우 원래 비박 출신이지만 최근 친박·잔류파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 복당파가 또 다시 원내대표를 맡게 되면 2020년 공천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친박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 공천권을 거머쥔 당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 당권론'이 힘을 얻는 요인은 이처럼 복합적이다. 정우택 의원은 이미 친박의 본산이자 보수 표심의 축인 대구 경북지역에서 친박 인사의 결집을 호소하면서 방송출연, 세미나 등의 여론전으로 지지세 확충에 정성을 들여왔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범 친박계·잔류파로 분류되고 있는 정 의원에게로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첫 관문은 범 친박계·잔류파 내에서 당대표 후보를 누구로 단일화 하느냐다.

정 의원은 당 대표 그 이후의 대망론까지 그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탄핵정국이 시작되자 2017년 2월부터 10개월간 원내대표를 맡아 당의 비상체제를 이끌었다. 그의 정치적 리더십은 일단 검증 받았다. 확실한 권력의지를 보여 준 것은 그의 강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충청권 의원 14명의 전폭적인 지지부터 확실하게 얻어내는 것이 그 첫 번째다. 보수 제1야당의 선장을 누가 맡을 건가. 충청 대망론의 실체와도 연관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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