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보면, 친박·잔류파가 당내 주류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충청권의 역할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경선에서 나·정의원은 68표를 얻어 김학용·김종석 의원(35표)을 거의 2배차로 따돌렸다. 물론 범 친박계의 폭넓은 지지에 힘입은바 크다. 나 의원의 경우 원래 비박 출신이지만 최근 친박·잔류파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 복당파가 또 다시 원내대표를 맡게 되면 2020년 공천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친박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 공천권을 거머쥔 당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충청 당권론'이 힘을 얻는 요인은 이처럼 복합적이다. 정우택 의원은 이미 친박의 본산이자 보수 표심의 축인 대구 경북지역에서 친박 인사의 결집을 호소하면서 방송출연, 세미나 등의 여론전으로 지지세 확충에 정성을 들여왔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범 친박계·잔류파로 분류되고 있는 정 의원에게로 힘이 쏠리는 모양새다. 첫 관문은 범 친박계·잔류파 내에서 당대표 후보를 누구로 단일화 하느냐다.
정 의원은 당 대표 그 이후의 대망론까지 그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탄핵정국이 시작되자 2017년 2월부터 10개월간 원내대표를 맡아 당의 비상체제를 이끌었다. 그의 정치적 리더십은 일단 검증 받았다. 확실한 권력의지를 보여 준 것은 그의 강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충청권 의원 14명의 전폭적인 지지부터 확실하게 얻어내는 것이 그 첫 번째다. 보수 제1야당의 선장을 누가 맡을 건가. 충청 대망론의 실체와도 연관된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