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대원 전무이사

시선이 아주 다르다. 작품의 소재는 일상에서 없어선 아니 될 무생물이다. 아니 방금 워드 친 문자를 정정한다. 누가 이 물질을 생명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각 사진은 비슷한 것 같아 보이지만, 같은 작품은 없다. 지금 전시된 물상은 여러 형상으로 포착돼 있다. 비상하는 새의 모습 같기도 하고, 외계인의 눈동자 같기도 하다. 작가는 '물'이란 소재로 어느 특정 순간을 고정해 전람 중이다.

우리가 곳곳에서 쉽게 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다. 인간의 생활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인간의 몸속에 체중의 7할이 수분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 물을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어쩌면, 물과 한몸처럼 있어 실체를 묵인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물의 실체를 드러내고자 선택한 것은 아닌가 싶다.

물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장광동 사진작가의 포토스토리 ‘물의 신비’ 사진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순간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정지시켜 놓은 사진이다. 물은 떨어지며 대기 중 공기와 마주할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행위로 그 형태는 변형되리라. 물방울의 형상은 자유 날개를 단 듯 자유롭다. 물방울에서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듯하다. 그 형상은 마치 몸속에서 혈관을 통해 물이 움직이는 현상을 눈앞에 드러내놓는 것처럼 어려운 과정이리라. 무엇보다 물의 속성을 모르면 카메라에 담기에 쉽지 않았으리라. 무수한 실험 반복 끝에 오늘의 작품이 탄생하였으리라 본다.

요즘은 전 국민이 사진작가인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실시간으로 자신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날 것 그대로 생생함이 느껴지는 사진 덕분에 모르던 정보도 얻게 된다. 이 모든 행위는 핸드폰이 지대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1인 1대를 지향하는 핸드폰의 카메라 기능이 초광각에 망각렌즈까지 탑재되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TV 광고를 바라보고 있으면, 핸드폰 시장은 전화를 주고받는 기능보다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둔 것처럼 느껴진다. 사진작가들이 즐겨 쓰는 고성능 디지털카메라가 무색할 정도로 핸드폰 성능이 좋다. 나 또한 무거운 망원렌즈보다 가볍고 휴대하기 쉬운 폰을 애용하는 편이다. 예전 거리에 흔하게 보이던 사진관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 시절 입학과 졸업 사진을 담아주던 사진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과학의 발전은 직업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요즘은 대부분 사진을 인화하기보단 파일로 저장하여 추억하길 좋아한다. 사진가라는 직업도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장광동 작가처럼 사진을 평생 업으로 삼고 변함없이 사랑한 분도 없으리라.

그러니 작품 또한 상식을 뛰어 넘은 실험세계를 쌓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포토스토리 ‘물의 신비’ 사진전이 바로 그 증거다. 또한 자신의 빌딩을 예술가에게 개방하여 타 분야 예술까지 끌어안고 있다. 그는 남다른 작가이자, 진정한 예술가임이 틀림없다. 그가 꿈꾸는 예술 정신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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