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단식농성 해제 촉구
손학규·이정미 “선거제 개혁…연내 합의안 마련해야” 반박

▲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10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단식중인 국회 로텐더홀을 찾아 손 대표에게 단식을 만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단식 농성에 들어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찾아 단식농성 해제를 촉구했지만 두 야당 대표는 연내 합의 보장 등을 요구하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를 차례로 방문했다. 두 야당 대표는 거대 양당(민주당·자유한국당)이 야3당의 선거제-예산안 연계 처리 요구를 배제하고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자 지난 6일 단식에 돌입했다.

먼저 손 대표를 찾아간 이 대표는 "그만하라. 건강 걱정을 많이 한다"고 단식 중단을 권했다. 그는 "서로 대화를 해서 선거법 개정을 하면 될 것 아니냐, 단식을 풀어라. 왜 단식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손 대표는 "나는 건강하다. 건강하니까 오래 끌어라. 오래 끌다가 죽을 때쯤 돼서 (합의하라)"고 맞섰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왜 단식을 했고, 김영삼 대통령은 왜 단식을 했겠느냐"고 받아치기도 했다. 손 대표는 "뭐가 돼야 풀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해찬 대표가 "이제 시작하면 되지 않느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안을 수용했지 않느냐"고 설득했지만, 손 대표는 "김관영 원내대표 말이 '민주당이 이 나라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데 예산을 한국당과 둘이 야합을 해서 통과시켰다. 선거제도 개혁은 이제 없다'는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후 이해찬 대표는 이정미 대표를 찾아서도 단식 중단을 권했지만 냉랭한 분위기만 연출됐다. 이정미 대표는 "단식을 풀게 해 달라"며 "저는 '선거제도 (개편) 할 수 있다, 동의한다'는 얘기는 더 이상 안 믿으려고 한다. 

선거제도를 이렇게 바꾸기로 합의하기 전에는 여기 있을 것"이라고 거절했다. 이에 이해찬 대표는 "논의를 시작하자"고 거듭 설득했지만, 이정미 대표는 "(논의) 시작이 아니라 언제까지 어떻게라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정미 대표는 "정개특위 안에서 12월까지 합의안을 만들면 단식을 풀겠다"고 맞섰다. 이해찬 대표는 "단 한 번이라도 내가 가식적으로 얘기한 적이 있느냐"면서 거듭 협상을 제안하며 "몸이 상해서 어쩌려고 하느냐”며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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