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민 음악치유가

갑자기 들이닥친 한파가 온몸을 얼어붙게 한다. 이제야 제대로 된 겨울이 온 것 같아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까지 움츠러들고 작아지는 것 같아 유쾌하진 않다. 자연은 늘 근본을 잃지 않고 변화무쌍하지만 사람은 사소한 변화에도 이리저리 흔들린다.

올 한 해도 우리는 여기저기 부대끼며 많은 상처를 받았다. 직장동료와 학교 친구, 가까운 가족에게서 가시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겪었다. 또한 우리는 거친 자갈길 속에서 많은 좌절과 절망을 경험했다. 비좁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어렵게 시도한 창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넘어지고 넘어지고 또 넘어졌다.

그렇게 아픔과 절망 사이에서 2018년이 서서히 저물어간다.

이제 한 해를 돌아봐야 할 시간. 그렇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해야 얼룩진 한 해를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것이다. 모진 상처와 좌절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줘서 고마웠다고 사랑한다고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와 편협한 사회적 평가 속에서 자신을 원망해 미안하다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따듯하게 보듬을 때 먹구름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흘려보낼 수 있고, 새해를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옹골찬 에너지가 솟아난다. 그 에너지 속에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사랑스러운 모습과 탁월한 잠재력이 깨어난다. 새로운 삶, 더 나은 삶은 지금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된다.

당신은 아는가? 당신의 가슴에 헤아릴 수 없는 영롱한 별들과 넘실대는 드넓은 바다, 끝도 없는 광대한 우주가 살고 있다는 것을. 그 별과 바다, 우주가 당신의 가슴에서 펄떡이며 매 순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아름답고 눈부신 존재인지를 잊은 채 살고 있다. 무언가를 보고 감동한다는 것은 그 무언가가 우리에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밤하늘에 떠 있는 영롱한 별을 보고 감동하는 것은 당신이 별처럼 영롱한 존재이기 때문이고, 드넓은 바다를 보고 감탄하는 것은 당신이 바다처럼 드넓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끝도 없는 광대한 우주를 보고 전율하는 것은 당신이 우주처럼 광대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가슴에서 빛나고 있는 영롱함과 드넓음, 광대함이 본연의 당신 모습이다. 그런 찬란한 모습이 자신을 제약하거나 초라하게 하는 생각들 속에서 길을 잃는다.

‘나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어’,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내 능력은 여기까지야’와 같은 생각들이 고귀한 모습과 뛰어난 잠재력을 숨게 만든다. 그렇게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이 아닌 껍데기 같은 자신으로 살게 된다.

눈부신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는 조금은 부족하고 빈틈 있는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잘나고 멋진 모습뿐만 아니라 허술하고 실패한 모습까지도 받아들일 때 진정한 자신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삶이자 가장 나다운 삶이다. 안개가 사라지면 햇살이 드러나듯 진정한 자신을 가리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으면 본연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이제 자신에게 한 해 동안 잘 살아줘서 고마웠다고 말해야 할 시간이다. 자신을 사랑으로 비춤으로써 가슴의 빛을 밝혀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자신 안에 있는 영롱함과 드넓음, 광대함을 자주 깨워야 한다. 그럴수록 더 자주, 더 뜨겁게 무언가에 감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동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다. 이제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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