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기반 지방은행 없어·점포개설 법적 규제 부재도 영향
업계 “지역 저축은행·마을금고 타격, 자금 역외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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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최근 대전지역 금융업계에서 타지역 지방은행이 대거 들어선다는 ‘대전 외지은행 점령설’이 떠돌고 있다.

업계에선 타지역 은행이 대전으로 유입할 시 입점 경쟁으로 인해 지역 저축은행 및 마을금고 등의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지역 금융업계에 따르면 2008년 전북은행을 시작으로 부산은행까지 대전지역에 타지역 은행이 들어섰고 이후 대구은행이 지역 진출 가시권에 들어섰다.

지방은행이 대전지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로는 충청을 기반으로 한 지방은행이 없다는 점과 지방은행의 점포 개설은 별다른 법적 규제가 없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대전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대전지역 점포 확장을 시작으로 신도시인 세종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활용하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DGB대구은행이 대전지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올해 ‘대전에서 사전 시장조사를 마쳤다’, ‘대전, 세종을 겨냥한 점포확장 방침을 세웠다’ 등 세부적인 내용보단 넓은 범위의 입장을 전하며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최근 대구은행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대전지역 진출 본격화에 나서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대전에 지점을 세울 계획이다. 우선 한 개 정도 대전에 지점을 열 계획이고 이어 영업실적을 보고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며 “우선적으로 대구지역을 기반으로 대전에 진출한 기업(출향기업)들을 대상으로 세부적인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대전에 1개 지점을 두고 있는 부산은행도 점포를 확장한다는 소식이 확산되고 있지만 부산은행은 이에대해 선을 그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 부산은행이 점포를 하나 둘 늘리고 있지만, 이미 대전에 지점을 하나를 두고 있기 때문에 대전과 세종에 추가 진출을 할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전했다.

지역 금융업계에선 ‘충청권이 타 지역은행에 포위되는 형국’이라며 지역자금 역외유출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타 지역은행들이 기업체 금융지원 대신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대출 영업에만 집중한다면 지역경제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규 1~2개 점포로 기존 은행들의 고객 이탈현상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지역 상공인들의 금융소외를 막기 위해선 보다 지역에 밀착한 금융기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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