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의 뜻은 공간적인 차이, 떨어진 거리 틈, 두 팔을 벌려 간격으로 늘어서다. 시간적으로 떨어진 사이, 간격을 두고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사람 사이의 정분의 틈으로 두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서로 간격을 느꼈다고 사전에 뜻이 표현돼 있다.

모든 것에는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 거리는 서로의 성장을 돕는, 집착하지 않는 배려의 공간이다.

이성 간의 사랑을 비롯해 부모 정, 자식 정, 우정 등 온갖 정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일정한 거리를 둔다는 것은 때론 마음이 시리고 아프지만 정에 대한 집착으로 마땅히 필요한 간격을 메운다면 더 큰 상처와 아픔을 겪기 쉽다.

정은 가까이서 쬐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멀리서 쬐면 추운 불과 같다. 영혼과 영혼이 너무 가까우면 각종 집착으로 부패해질 수 있다. 무엇이든 너무 가까운 것은 좋지 않다. 그림이든 사람이든 인생이든 여백의 미(餘白之美)가 필요하다. 누구든 저마다의 고유한 특징이 자유롭게 지켜질 수 있는 일정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 숲에서 자라는 나무도 간격 없이 촘촘 있으면 햇빛을 적게 쬐어 튼튼히 자람보다는 키만 커져 약한 바람이라도 불면 쓰러져 나무의 제 구실을 못하고 만다.

우리들도 자랄 때 사랑이 매우 필요하지만 무불별한 과잉 사랑은 크면서 버릇이 돼 이 세상 살아가면서 자주력을 발휘하지 못해 응석만 부려 삶이 행복하지 못하고 부모님이나 도움만 기다려 어지러운 가정, 사회로 변하고 만다.

스스로 삶을 개척하지 못한다면 상대가 시키는 대로 실천해 결국에는 파산된 인생 삶이된다. 또 도와준 대가로 옳지 않은 일들을 마구 시켜 가정과 사회의 파산은 물론 나라가 어지러움을 느낀다.

나무도 적당한 간격이 필요하듯 모든 사람들도 자기만의 독창적 삶이 되도록 간격(間隔)을 잘 유지해 상생발전이 되도록 노력해 더욱 발전하는 가정 속에 나라부강으로 세계일화(世界日花)속에 대한의 굳건함을 연년(延年)이 만만세(萬萬歲) 되도록 해보자. <국전서예초대작가·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청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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