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서 ‘파평윤씨’ 전시
동북9성 쌓은 고려명장 윤관 아들
“천년 시간 품은 유물, 실견할 기회”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대전시립박물관(이하 박물관)이 고려시대에 재상을 지낸 윤언식(尹彦植)의 묘지명(墓誌銘·사진)을 공개한다.

한국의 명가전 ‘교목세가(喬木世家) 파평윤씨(坡平尹氏), 시대의 부름에 답하다’은 박물관의 대표전시로 광산김씨, 안동권씨, 은진송씨에 이어 네 번째로 ‘파평윤씨’ 전시가 지난 달 개막해 내달 27일까지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파평윤문(坡平尹門)은 광산김씨, 은진송씨와 함께 호서(湖西) 삼대족(三大族)으로 고려에 시작돼 조선을 거쳐 대한민국에 이르는 천년의 시간을 나라의 명운과 함께한 성씨(姓氏)다.

이번 전시에는 천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파평윤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물 1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그중 ‘윤언식 묘지명’은 대한성공회 대성당 주교관에서 보관돼 오다 2008년 김성수 주교에 의해 성공회대 대한성공회역사자료관에 기증됐으며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2013년 한수당자연환경연구원의 한상복 원장에 의해서다. 이후 묘지명 연구가 이뤄졌으며 올해 경기도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전시를 통해 공개했었다. 그리고 보존처리 이후 대전에서 공개하게 됐다. 이는 지난 4일부터 약 50일간 전시된다.

‘윤언식 묘지명’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한성공회역사자료관에서도 대여에 신중을 기했는데 윤언식이 파평윤문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며 박물관에서 파평윤문의 천년의 역사와 관련된 뜻깊은 전시를 하기에 대여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후문이다. 윤언식은 고려 건국과 함께한 파평윤씨의 시조 윤신달의 5대손으로 여진정벌을 통해 동북9성을 쌓은 고려 명장 윤관(尹瓘)의 아들로 고려 인종(仁宗, 1109~1146)대에 요직을 두루 거치며 문하시중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 같은 내용은 윤언식의 묘지명에 나타나 있다.

고려 중기의 문신 김자의(金子儀)가 지은 31행의 명문에는 윤언식의 가문과 입사, 관직생활, 가족 등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다. 당대 과거의 중요성과 문벌가문의 혼인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윤언식 묘지명을 실견할 수 있는 기회로 천년이라는 시간을 품고 있는 유물을 직접 만나보고 유물 담긴 이야기와 함께 그 시간의 깊이를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전했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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