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형사' 우태석 입체적으로 그리며 시청률 10% 견인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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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 그래픽 노블을 3차원에 구현하는 힘

'나쁜형사' 우태석 입체적으로 그리며 시청률 10% 견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그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팔자주름과 미간까지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랜만에 '나쁜 형사'가 돼 안방극장에 돌아온 배우 신하균(44) 이야기다.

그는 흡사 그래픽 노블을 영화로 구현한 '씬 시티'를 보는 듯 만화 같은 이야기를 소재로 한 MBC TV 월화극 '나쁜형사'를 3차원에 생생하게 구현해낸다.


◇ 뜨거운 심장과 차가운 두뇌…매력적인 '나쁜 형사'

영국 BBC 인기 드라마 '루터'(Luther)를 원작으로 한 '나쁜 형사'는 '루터' 속 존 루터가 그렇듯 우태석이 알파요 오메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플지가 선정한 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자 이드리스 엘바의 존 루터는 거칠고 음울한 느낌이었다면, 신하균이 그리는 우태석은 날카롭고 세련된 느낌이다.

그의 흐트러진 곳 없는 정장 차림에 짧게 쳐올린 머리, 날이 선 눈빛은 과장된 표정과 몸짓의 사이코패스 장형민(김건우 분)을 압도할 만큼 강렬하다. 형사면서 지능적으로 탈법을 자행하는 자극적인 설정도 신하균의 디테일한 연기 덕분에 개연성과 정당성을 갖춘다.


그렇다고 우태석이 차가운 매력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가 '괴물'에 가깝게 변한 것은 13년 전 살인사건과, 그 사건을 목격한 후 실종된 배여울(조이현) 때문이다. 여울을 찾고 범인을 단죄하려는 형사로서의 뜨거운 피가 그의 두뇌를 누구보다도 차갑게 만든 셈이다.

범인을 잡기 위해 뛰는 과정이나 난간에서 장형민의 손을 놓아버릴 때 우태석의 눈빛에서도 냉철함과 뜨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신하균의 입체적이고 섬세한 연기 덕분이다.

초반부 '루터'의 흐름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는 하지만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에서 짜임새 좋은 장르극을 보는 것이 오랜만이라 내용과 연출 자체에 대한 호평도 많다.

13년 만에 맞닥뜨린 우태석과 장형민의 대결, 우태석과 전춘만(박호산)의 악연, 우태석과 은선재(이설)의 대립과 관계변화가 촘촘하게 얽힌 덕분이다. 특히 자신의 범행을 먼저 자백해버린 우태석 모습과 배여울이 은선재가 아닐까 짐작하게 하는 복선 등이 긴장감을 높였다.

연출 역시 도입부부터 애니메이션이나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를 보는 듯 수준급이고,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나 음향도 극 색깔과 잘 맞아떨어진다.

◇ 다른 배우들마저도 끌어당기는 신하균의 힘

이미 시즌4까지 진행한 원작을 가져오다 보니 '나쁜형사'는 시작부터 많은 이야기를 빠른 템포로 그려낸다. 우태석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 이야기 역시 가쁜 호흡으로 그려지는 편이다.

이렇게 되면 전개가 산만할 법도 한데, 신하균이 무게중심을 꽉 잡는 덕분에 극은 빠른 흐름 가운데에서도 단계를 생략하지 않고 서사와 복선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특히 신하균은 신인배우들과의 호흡에서 그들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우태석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추는 천재 사이코패스 은선재부터 신인인 이설이 연기한다. 300대 1 경쟁률을 뚫고 이 역을 차지한 이설은 독특한 마스크와 개성 있는 연기로 극에 점점 녹아들지만 때로는 '튀는' 장면도 노출한다. 그러나 신하균과 호흡하는 순간에는 개성은 유지하면서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준다.


우태석의 카운터파트 장형민을 연기하는 김건우 역시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촉망받는 신인이지만 사이코패스인 형민을 그려내는 데 다소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신하균과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신하균이 묵직한 톤으로 그의 과장된 표정이나 액션을 받아줘 균형을 이룬다.

'나쁜형사'는 기획부터 신하균을 주인공으로 염두에 둔 작품으로 알려졌다. 신하균 역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극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나쁜형사' 관계자는 9일 "원작이 있는 작품이지만 신하균이 원작과 또 다른 우태석 캐릭터를 위해 긴 시간 고민하고 준비했다"며 "모두가 기대한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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