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3 몽골가족 - 1편
아내만 한국국적 취득, 김치공장 월급으로 생계
남편은 일용직으로 전전, 난방비 등 생활비 걱정…아이 셋 중 둘째, 몽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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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한국은 제2의 고향이에요. 우리 다섯식구 모두 몽골인이지만 한국을 사랑해요” 해맑게 웃으며 한국을 사랑한다는 몽골에서 온 젊은 부부는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대전 관저동에서 자녀 셋을 낳고 살고 있는 이 몽골 부부는 첫째아이가 내년이면 7살이 된다. 대부분의 다문화 가정은 부부 중 한 명은 한국인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은 둘 다 몽골인으로 현재 아내만 한국국적을 취득한 상태다.

아내 나(30·가명) 씨는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초등학교 때 한국에 오게 됐고 왕따를 겪으며 몽골로 돌아갔다가 다시 왔다. 남편 버리나(31·가명) 씨는 취업을 위해 한국에 왔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일용직으로 전전하고 있다.

현재 대전의 한 김치공장에서 일을 하며 월 120여만원의 급여로 다섯 식구의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몽골부부의 고민 역시 한국 여느 부부들과 다르지 않다. 아니 이들의 고민은 더욱 심각할지 모른다. 바로 자녀 교육이다. 부부 둘 다 한국말에 능숙하지 않아 어린 자녀들의 말은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느린 편에 속한다. 엄마 나 씨는 본인이 겪었던 어릴 적 아픔이 떠올라 매일을 걱정 속에 산다.

혹여나 아이들이 말이 느려 집단에서 따돌림을 받지는 않을까, 외국인이라고 차별을 받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엄마 아빠가 제대로 교육할 수 없어 학습지나 사교육을 따로 시키고 싶지만 지금 생활비로는 엄두도 내질 못한다.

특히 겨울이 되면 난방비가 감당이 안 돼 지난해에는 도시가스가 중단된 적도 있다. 난방은 물론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아 아이들은 부탄가스로 물을 데워 사용하며 겨울을 보냈다.

숨 막히는 한국생활이 지속되자 부부는 고민 끝에 둘째를 몽골 조부모 곁으로 잠시 보내는 등 생이별의 아픔도 겪어야 했다. 아내 나 씨는 “하루하루가 우울했다. 아마 산후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며 “남편이 돈을 벌러 가면 나는 남겨져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만 있어야 했다”고 한국생활의 외로움을 털어놨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은 고마운 나라다. 기저귀, 쌀, 옷 등등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며 “우리 가족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14일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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