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힘든 파란 하늘

 

 

▲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연합뉴스

☞비가 반갑긴 처음이다. 우산을 챙기는 수고로움도 괜찮다. 왠지 모를 찝찝함도 참을 만하다. 이런 무한긍정교가 된 데는 이유가 있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비가 조금이라도 씻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아뿔싸… 이젠 '황사'가 온단다. '황사비'란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단다. 어느 기사 제목처럼 '불청객 미스황(미세먼지·스모그·황사)'이 따로 없다.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렵다. 파란 꿈이 드리우기가 힘들다. 온통 잿빛 세상이다.

☞매일 날씨를 본다. 안 맞아도 본다. 마스크도 챙긴다. 그냥 숨을 쉬면 퀴퀴한 냄새가 난다. 과거, '공기를 사는 세상'이 올 거라는 뉴스에 실소했다. 반성한다. 그 공기, 내가 사고 싶다.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은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률(2016년 기준) 1위 국가다. 2015년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는 1만1924명이다. 지난해, 폐렴 사망률이 10년 전보다 3.3배 증가하기도 했다. '침묵의 살인자'가 맞다. 숨만 쉬어도 걱정이다.

☞미세먼지 원인은 다양하다. 자연적 원인도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정체 탓이다. 물론, 이것도 사실상 인간이 원인이다. 국내·외로도 원인을 나눌 수 있다. 국내 요인은 자동차·공장 매연 등이다. 국외 요인은 중국 영향이 크다. 중국 북쪽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몽골·중국·북한을 거친다. 그러다 우리나라엔 '초미세먼지 바람'이 덮친다. 중국 모래폭풍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난 영화가 따로 없다. 이는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전남 알루미늄 공장 건립 문제다. 광양경자청은 중국 밍타이그룹과 입주 계약을 맺었다. 세풍산단에 400억 원을 투자해 8만2644㎡ 규모의 알루미늄 공장을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다량의 미세먼지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미세먼지를 수입한 꼴”이라는 소리도 나왔다. 광양경자청은 “광양 알루미늄은 제련 과정이 없어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해명했다. 찬반 의견은 여전히 팽팽하다.

☞정부도 노력은 하고 있다. 고강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유차 인센티브 폐지·민간차량 2부제 등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갸우뚱한다. 효과가 미미할 거라는 거다. 중국에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환경만큼 마음대로 안되는 게 또 있을까. 물론, 정부가 먼저다. 제대로 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덧붙여, 우리도 노력은 할 수 있다. 자신을 위해서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 줄이기…. 뻔한 소리지만 실천은 어렵다. 나부터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파란 하늘을 보여주고 싶다. 파란 하늘이 자료화면으로만 남을 순 없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maybe0412@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