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북 소비자물가 상승, “유류세 인하로 안정세” 예측 빗나가
‘서민연료’ 등유 인하 대상서 제외, 생활밀접품목 등 여전히 불안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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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경기침체 여파 속에서 충청권 소비자물가는 속절없이 오르고 있다.

유류세 인하로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 상승은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 등유 가격을 비롯해 서비스 물가 등은 여전히 불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일 충청지방통계청의 ‘2018년 11월 충청지역 소비자물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4.21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1% 상승했다. 충남과 충북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104.54, 104.62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2.1%의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의 경우 지난달 초 시행된 유류세 15% 인하 조치로 석유류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빗나간 결과로 나타났다.

‘서민연료’인 등유 가격이 전년 대비 1.8% 상승함과 더불어 생활밀접품목들이 여전히 불안정세를 보인 것이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정책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과 충남, 충북지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과 비교했을 때 0.7%의 소폭 감소세를 보인 반면 지난해 비교치는 2%대를 모두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정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3개월 연속 상회하면서 올해 초 유지해왔던 1%대의 안정적인 물가 흐름세가 무너졌다.

석유류 제품을 제외한 세부 품목별 물가도 일제히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이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대전지역 지출목적별 물가 동향을 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5.5%), 음식 및 숙박(3.2%), 교통(2.8%) 등 생활 밀접 품목들이 2% 이상 상승했으며 집세와 공공·개인서비스 품목을 포함한 서비스 물가 역시 지난해보다 1.7% 올랐다.

또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은 대전(7.0%)과 충남(7.9%), 충북(7.1%)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면서 충청권 생활물가지수가 지난해 대비 3% 가까이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충청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가 아직까지는 2% 중반에 머무르며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라는 분석을 내놓지만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이조차 부담이다. 다른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악화 또는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3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를 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치며 사실상 소득 감소로 볼 수 있는 수준에 그쳤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높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고용개선을 통한 가계소득 확대가 시급하지만 충청권 전 산업 환경은 최악으로만 치닫고 있어 지역경기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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