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콘 공장서 ‘벤조피렌’ 발생, 市 읍·면사업장 9곳…주민 불안
학교 200m거리에 있는곳도 있어…市 “정밀검사 이후 저감대책 수립”

[충청투데이 강대묵기자] 세종시에 아스콘 공장에서 배출되는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아스콘 공장은 세종시 신도심(행정중심복합도시)을 둘러싼 읍·면지역에 분포돼 있다. 문제는 읍면지역 일부 학교의 근접거리에 다수의 아스콘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 신도심 특정지역의 경우 아스콘 공장에서 불과 1㎞ 수준 떨어진 곳에 학교와 공동주택이 자리잡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확산되지만 아직까지 벤조피렌의 수치조차 파악되지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시 관내 아스콘 사업장은 총 9곳이다. 지역별로는 부강면 5곳, 장군면 2곳, 연기면 1곳, 전동면 1곳이다. 세종시는 최근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가중돼 아스콘 사업장 실태조사를 펼쳤다. 조사 결과를 보면 아이들이 활동을 하는 학교와 아스콘 공장 사업장의 이격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점이 노출됐다.

부강면의 경우 주거지 및 학교와 이격거리 200m 내에 1곳의 아스콘 사업장이 자리잡고 있다. 부강면과 장군면은 학교로부터 500m 내에 5곳의 사업장이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해당지역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될 수 있는 공장 탓에 아이들의 생명권이 위협 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세종시 읍·면지역 한 학교 관계자는 “아스콘 공장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근 공장의 영향으로 악취가 심한 것은 사실이다. 악취가 심해 학교 창문을 열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수치는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세종시는 최근 아스콘 사업장 대표자와의 간담회를 열었으며, 사업장으로부터 실태조사 이후 대기오염 허가(신고) 사항 변경 등 행정사항 이행을 요구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방지시설 설치예산을 지원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면서 “최근 문제가 되는 아스콘 공장의 경우도 실태조사 이후 정밀검사도 예정 돼 있고, 순차적으로 대기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수치는 도출되지 않은 상황. 벤조피렌의 경우 부산, 울산 등 전국 5곳의 보건환경연구원을 통해 측정이 가능하다. 해당 기관과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벤조피렌 수치 파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허용 기준은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종시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읍·면지역 뿐만 아니라 신도심 지역민들까지 아스콘 공장의 대기오염물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신도심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미세먼지에 이어 아스콘 공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부터 아이들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수치를 투명하게 파악한 이후 보완 조치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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