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돈이 많은 부자가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이웃 마을에서 아주 아름다운 누각을 지었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것을 구경하기 위하여 찾아 나섰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똑같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잘 지어진 누각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을 하고 있었다.

“참으로 훌륭한 누각이다. 특히 저 3층은 너무도 아름답게 지었다.”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는 소리를 듣고 부자는 생각했다. ‘나도 저 집을 지은 사람과 별로 차이가 없는데 나는 왜 누각을 짓지 못하고 있을까. 내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을 한 부자는 집으로 돌아오는 즉시 집을 가장 잘 짓는다는 목수를 불렀다. “내가 지금 3층의 누각을 지으려고 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각을 지어 주게나.”

부자의 말을 들은 목수는 그날로부터 누각을 지을 집터를 고르고 나무는 기둥을 세우며 벽을 만들기 시작했다.

며칠 후 부자가 누각을 짓는 현장에 찾아와서 목수에게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지금 뭘 하는 것인가.” 어안이 벙벙한 목수는 지금 누각을 짓고 있다고 대답해 주었다. “3층 누각을 지으라고 했는데 무엇 때문에 벽돌을 쌓고 있는가 그 말일세.”

그 말을 들은 목수는 어이없다는 듯이 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3층 누각을 지으려면 먼저 1층과 2층을 지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야 3층을 지을 수가 있지 않아요?”

부자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서 “그렇지 않다니까. 나는 3층만 필요하단 말이야. 1층과 2층은 필요 없다 그 말이야.” “이거 보시오. 어떻게 1층과 2층을 짓지 않고 3층을 짓는단 말이오.” 목수가 아무리 설명을 해 보았지만 부자는 막무가내로 3층 지어 달라고 우기고 있었다.

우리 주위에도 앎이 낮은데도 자기가 최고인양 지위와 금전을 통해 남을 업신여기고 파괴하여 후퇴하는 문화로 주변을 어지럽히는 자가 빈번하다. 한 가지 예로 서예 필법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체 또 다른 초보자를 그른 필법으로 지도함에 그것이 옳은 줄 알고 안목 낮은 자의 생각에 혼란을 주고 있다. 아름다운 미를 위해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안목으로 예술미를 높여보자.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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