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대상 후보 자격 안돼…욕심 있다면 시청자가 주는 상"

'최고의 이혼' 차태현 "결혼이 고문까진 아니잖아요"

"연예대상 후보 자격 안돼…욕심 있다면 시청자가 주는 상"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예능을 많이 하다 보니 밝은 모습을 보여서 작품을 할 때면 '생각보다 조용하네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실제 성격은 크게 살갑지 않은 석무와 비슷해요."

KBS 2TV 드라마 '최고의 이혼'을 통해 기존의 다정다감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에서 '현실 남편'으로 변신을 시도한배우 차태현(42)은 솔직했다.

차태현은 30일 가진 '최고의 이혼' 종영 인터뷰에서 "주변에 기혼자분들이 우리 작품에 공감을 많이 해주셨다. 촬영 중에도 주민들이 지나가면서 '잘 보고 있어요'라고 많이 해주시더라"며 "저 역시 가족 이야기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태현은 기존에 연기해보지 않은 석무 캐릭터에 초반에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석무가 100% 이해가 되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대본을 보면서도 '석무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지? 왜 이런 행동을 하지? 왜 이렇게 싸울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물론 깊은 고민 끝에 차태현은 극이 진행될수록 조석무 그 자체가 됐다. 그 감성과 오랜만에 재주를 살려 드라마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에 참여하기도 했다.

첫사랑과 결혼해 다둥이 아빠가 돼 많은 여성 팬을 보유한 차태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번에 '결혼은 고문이다'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고문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하는 쪽은 아니에요. 너무 사랑해서 결혼해도 이혼하기도 하잖아요. 결혼 전에 고민하는 지인들이 있으면 결혼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아요."

그는 이번에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두나에 대해서는 "두나 씨와 비슷한 시기 데뷔를 했지만 한 번도 같이 일한 적이 없어서 이번에 처음 같이 연기하는 것에 대해 기대감이 있었다"며 "연기 정말 잘한다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차태현은 영화·드라마 출연부터 연출까지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그에 못지않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MBC TV '라디오스타' 등 예능에서도 오래 활약 중이다.

그는 '라디오스타'에 합류한 데 대해 "'1박 2일'을 시작할 때도 그랬는데, 전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오면 '왜 나한테 들어오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프로그램을 꼭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라디오스타'에서 맨 끝자리는 더 젊은 친구들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에 앉아있는 제 모습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했죠."

그러하면 올해는 '연예대상'을 한 번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기대하는지 넌지시 묻자 차태현은 "자격도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저는 대상 후보에 올라가 있는 것도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능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그런 자리에 올라가 있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것 같아요. 하지만 혹시 상을 받을 수 있다면 '시청자들이 뽑는 프로그램상'이 있는데요. 그 상을 받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목표이고, 팬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1995년 데뷔해 영화 '엽기적인 그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복면 달호',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 '신과함께' 시리즈를 비롯해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 '종합병원2', '프로듀사'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낸 차태현은 "항상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최고의 이혼'도 지금 제 나이와 근접하고 잘 맞는 역할이어서 선택했어요. 앞으로 나이가 더 들면 최민식, 송강호, 황정민 선배님들이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lis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