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3년간 총 기술료 1000억원, 특허기술료로 590억원에 이르는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ETRI에 따르면 현재 보유 중인 특허는 약 1만1500여건으로,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전체의 27.4%에 달했다.

ETRI는 국제표준특허부분에서도 총 특허 개수가 800건을 넘어섰다. 국제표준특허는 특허 기술료 수익의 씨앗이 됨은 물론 글로벌 지식재산 경쟁력의 기반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이동통신 규격인 롱텀에볼루션(LTE), 고효율비디오코덱(HEVC), 미국디지털TV방송표준협회(ATSC) 3.0 등 통신와 방송분야에서 주요 국제표준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보유특허 중 55.2%에 해당하는 특허를 기술이전이나 특허 라이센싱, 사업화 지원, 창업 등에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보유특허(1만1500여건) 중 이렇게 활용된 특허가 무려 6395건이다. 출연연의 특허활용률 평균은 34.1%에 불과하다.

주목할 만 한 점은 높은 특허활용률이 국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 역할을 한다. ETRI 특허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 연구소기업들이 대표적 사례다.

2011년 설립된 ㈜수젠텍은 연구원의 ‘바이오칩 리더기 기술에 관한 특허’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 디지털 임신 배란 테스트기를 개발했다. 현재 ㈜수젠텍은 3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해 내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연구진은 최고의 기술을 통해 창출한 특허를 바탕으로 지식재산경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3년간 ETRI가 달성한 기술료 수입은 1051억4000만원이다. 이는 전체 출연연의 40% 수준에 해당한다. ETRI는 전체 기술료 수입 중 특허 기술료가 56.1%로 절반이 넘는다. 최근 3년간 기술이전 계약 1건당 기술료 수입은 6000만원을 초과했다.

ETRI는 전 세계 연구기관 중 최다 특허풀 가입으로도 유명하다. 연구원은 현재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공동 세계 1위로 10개의 특허풀에 가입돼 있다.주요 특허풀은 HEVC, AAC 등이 있다.

연구진이 특허기술료를 높일 수 있는 데에는 ETRI의 국제표준전문가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ETRI에는 국제표준화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의장석이 180여석에 이르며, 국제 표준 문서 개발을 책임지는 전문가는 70여명에 달한다.

ETRI 배문식 사업화부문장은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3대 표준화기구를 통해 표준특허 누적건수가 독일을 이기고 세계 5위가 됐다”며 “정부기관을 대표해 우수한 연구개발 기술들이 전 세계인이 함께 사용하는 표준특허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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