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UNIST 공동연구단…북극 증폭 원인은 북극 지역 내 지역적 메커니즘'
원거리 메커니즘 반증 결과…생태계 연구 등 중요 지표될 듯
‘북극 증폭’ 확인

▲ 지난 67년 동안 연평균 지표기온 상승 추세를 나타내는 그림. 붉은색일수록 온난화가 강하다는 뜻이다. 시베리아,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해 지역에서 온난화가 특히 강했다고 IBS 연구진은 29일 설명했다. 연합뉴스
지난 100년간 지구는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뜨거워졌다.

달궈진 지구의 온도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북극이다. 올해 2월 북극 일부 지역 온도는 평년보다 무려 30℃ 이상 높았고, 이런 이상고온 현상은 61시간이나 지속됐다.

이처럼 북극이 유독 급속하게 뜨거워진 '북극 증폭' 현상 원인이 북극 자체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9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기후물리연구단 말테 스터커 연구위원은 강사라 울산과기기술원(UNIST) 교수를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단과 함께 '북극 증폭이 북극 지역 내 지역적 메커니즘 때문'이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북극 증폭 개념은 오래 전 제시됐으나, 주요 유발 요인을 두고 학계에서 논란이 이어졌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대기 중 열을 가둬 지표면의 온난화를 유발한다. 이런 온난화는 북극지역에서 더 치명적이다.

눈과 빙하는 햇빛을 반사하지만 온도 상승과 함께 녹아내리면 햇빛이 그대로 토양과 바다 표면에 도달하며 온난화를 지속시킨다. 정설로 여겨지던 이 메커니즘은 2000년대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양한 기후 모델이 등장하며 '원리 메커니즘'이 주요 원인이란 주장이 제시됐다.

원거리 메커니즘은 온실가스가 열대, 중위도 지역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멕시코 만류와 북대서양 해류가 따뜻한 해수를 북극해까지 운반하면서 북극 근처의 해빙을 녹인다는 모델이다. 연구진은 이런 논란을 잠재울 새로운 시험을 설계했다. 1951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간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북극 내부 요인만으로도 실제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이 현상으로 극지방은 지표면 대기와 상층부 대기 사이 열에너지 교환이 적어 냉각 효율이 떨어진다.

이번 연구는 극지방 빙하와 생태계가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북극 증폭은 북극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범지구적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북극 지역 바깥쪽 지구 온난화 현상은 해양의 온도를 증가시켜 따뜻해진 열을 지구 곳곳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말테 스터커 연구위원은 "연구를 통해 최근 떠오른 원거리 메커니즘을 반증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현장 실험과 장기간에 걸친 인공위성 관측 결과를 토대로 북극뿐 아니라 범지구적 온난화 요인을 검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지난 20일자에 게재됐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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