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PC방 살인사건 등 영향, 작년 폭언 경험 알바생 54%

이미지박스1-아르바이트.jpg
▲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PC방 아르바이트생이 살해 당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이후 젊은 층의 야간 아르바이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야에 발생하는 각종 흉악범죄에 대전지역 야간 아르바이트(알바)생은 각종 범죄 피해자가 될까 불안에 떨고 있는 한편, 업주들은 야간 알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전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는 박 모(24·여) 씨는 “술에 잔뜩 취한 손님들이 들어와서 말을 거는 일이 종종 있다”며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해서 대답해 주기 싫었지만, 갑자기 돌변할까 무서워 끊임없이 말을 받아줘야 했다"고 말했다.

PC방 알바생 김 모(23) 씨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같은 사건이 대전이라고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여자친구가 걱정되는 마음에 호신용 무기를 사줘서 밤 근무할 때 계산대 밑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알바노조 편의점 모임이 지난해 전·현직 편의점 노동자 4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손님에게 폭언·폭행을 경험한 알바생은 전체의 54.5%에 달했다. 근무 형태별로는(복수 응답 허용) 야간 근무자가 62.6%, 주간 근무자가 49.8%로 집계됐다.

'폭행 경험률'로 범위를 좁히면 야간 근무자 12.2%, 주간 근무자 6.0%씩이었다. 업주들도 야간 알바 기피 현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편의점 업주 이 모(55) 씨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할 지원자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비상벨도 있고 시급도 더 주겠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알바를 꺼린다"고 말했다. PC방 업주 정 모(58) 씨는 "여성 알바생 같은 경우 야간 근무를 피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어쩔 수 없이 낮을 알바생에게 맡기고 야간에는 내가 직접 카운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야간 알바생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 교육, 셉티드(범죄예방을 위한 인테리어) 구축, 심야 근무 시 2인 이상 배치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PC방이나 편의점 점장이 알바생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야간 영업점의 긴급 신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