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발생하는 각종 흉악범죄에 대전지역 야간 아르바이트(알바)생은 각종 범죄 피해자가 될까 불안에 떨고 있는 한편, 업주들은 야간 알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대전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는 박 모(24·여) 씨는 “술에 잔뜩 취한 손님들이 들어와서 말을 거는 일이 종종 있다”며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해서 대답해 주기 싫었지만, 갑자기 돌변할까 무서워 끊임없이 말을 받아줘야 했다"고 말했다.
PC방 알바생 김 모(23) 씨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같은 사건이 대전이라고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여자친구가 걱정되는 마음에 호신용 무기를 사줘서 밤 근무할 때 계산대 밑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알바노조 편의점 모임이 지난해 전·현직 편의점 노동자 4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손님에게 폭언·폭행을 경험한 알바생은 전체의 54.5%에 달했다. 근무 형태별로는(복수 응답 허용) 야간 근무자가 62.6%, 주간 근무자가 49.8%로 집계됐다.
'폭행 경험률'로 범위를 좁히면 야간 근무자 12.2%, 주간 근무자 6.0%씩이었다. 업주들도 야간 알바 기피 현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편의점 업주 이 모(55) 씨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할 지원자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비상벨도 있고 시급도 더 주겠다고 했지만, 혹시나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알바를 꺼린다"고 말했다. PC방 업주 정 모(58) 씨는 "여성 알바생 같은 경우 야간 근무를 피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어쩔 수 없이 낮을 알바생에게 맡기고 야간에는 내가 직접 카운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야간 알바생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 교육, 셉티드(범죄예방을 위한 인테리어) 구축, 심야 근무 시 2인 이상 배치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알바노조 관계자는 "PC방이나 편의점 점장이 알바생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야간 영업점의 긴급 신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