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체내 분포 영상화 기술 구현… 질환 원인 규명 기대

▲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실험용 미세먼지 표준물질(DEP)을 기도로 투여한 뒤 시간 경과에 따라(2시간→18시간→48시간) 얻은 단일광자단층촬영 영상. 투여 후 48시간이 지났으나, 다량의 미세먼지 표준물질로 구성된 미세먼지가 폐에 남았다. 연구원 측은 몸속 미세먼지 한 톨까지 잡아내는 분자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설명했다. 원자력연 제공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중국발 황사까지 겹치면서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대기 중에 분포된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거쳐 폐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체내로 이동해 다양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미세먼지가 체내 유입되면 최장 7일 이상 머물고 일부는 장기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 전종호 박사 연구팀이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체내 유입된 미세먼지 분포를 영상화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공장이나 자동차 매연을 통해 발생하는 먼지 중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이 커지고, 크기에 따라 체내 장기 분포가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의료 및 학계에선 체내에서 미세먼지 움직임을 분석하고 배출 기술을 연구하는 유해성 저감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은 방사성동위원소(Radioisotope·RI) 특성을 생명체학(Biomics)에 적용한 융합연구 시설(RI-Biomics)에서 미세먼지를 관측해 냈다.

연구에 사용한 미세먼지는 자동자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1㎛ 미만 크기)와 동일한 유형인 표준물질(DEP)를 사용했다. 방사성동위원소를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DEP를 실험용 쥐의 기도와 식도에 각각 투입하고 핵의학 영상장비를 통해 축적량과 장기 상태를 촬영했다.

연구 결과 입을 거쳐 식도로 유입된 DEP는 체외 배출까지 단 2일이 소요됐고, 이동 중 다른 장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반면 코를 통해 흡입된 DEP는 기도를 거쳐 같은 기간 60% 가량 폐에 축적됐다. 배출에도 7일 이상 기간이 소요됐으며, 일부 DEP는 간과 신장 등 다른 장기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이번 영상화 기술은 기존 실험체 부검으로 확보한 장기에서 유해물질을 추출하는 분석 화학적 방법이 아닌 살아있는 상태에서 몸속 미세먼지 실시간 축적량과 움직임, 배출 상태를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미세먼지를 비롯해 체내 배출을 돕는 다양한 물질 등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전종호 박사는 “핵의학 영상 기술을 활용해 체내 미세먼지 분포도와 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다양한 질환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