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청주교육원 교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018년 2월 국회를 통과함으로서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2018년 7월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주 52시간 시대 최악은 근무시간만 줄고 업무량은 그대로일 때다. 근무시간도 줄고 꼭 필요한 일만 해야 하는 진짜 52시간 근무를 위해 우선 상사는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일은 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상사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을 윌스트리트 저널에 '상사들은 어떻게 부하 직원들의 시간을 낭비하나' 라는 제목의 로버트 서튼 스탠포드 대학교수의 조언을 소개한다. 그는 부하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상사가 해야 할 세 가지를 조언하고 있다.

우선 즉흥적으로 말하지 말라. 작정하고 '부하의 시간을 낭비해줘야지'라는 상사는 없을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그렇게 하고 그렇게 해놓고도 모를 때가 많다. 서튼 교수는 어느 CEO의 블루베리 머핀 사례를 들었다. 한 CEO가 조찬 미팅에서 "블루베리 머핀이 없네" 라고 말했다. 그가 머핀을 특별히 좋아한다기 보다 그저 가볍게 던진 말이다. 이후 부하직원들은 모두 미팅 호스트들에게 CEO 취향을 전달했다. 이 CEO는 가는 곳마다 블루베리 머핀이 쌓여 있는 이유를 수년 뒤에야 알았다고 한다. 서튼 교수는 상사들이 즉흥적으로 발언하거나 사소하게 불평을 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사가 무언가 말하면 그것이 지시나 요구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쿠키 핥기'(Cookie Iicking)를 멈춰라! 이다. 쿠리 핥기는 다른 사람이 먹지 못하게 아이들이 쿠키에 침을 발라놓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일을 이것저것 벌이거나 이일저일 상사가 개입하는 것이다. 부하직원들이 괜히 시간낭비만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직이 커졌는데도 리더가 예전처럼 일 할때 많이 생긴다. 직원수가 25명이었을 때는 CEO가 모든 입사 지원자들을 면접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500명 규모에서는 불가능하다. 조직이 커졌는데도 CEO가 기존처럼 일한다면 부하직원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고 일은 더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우수직원의 정의를 바꿔라’이다. 서튼 교수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직원들은 축하받는 반면, 해묵은 프로젝트를 '끝내는' 직원들은 주목받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큰 팀을 이끌고 부하를 충원하는 관리자가 오히려 불필요한 규칙과 절차를 만들 수 있음에도 말이다. 업무를 없애고 줄이는 직원도 격려해야 조직의 병패를 막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는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것을 들어내는 뺄셈게임을 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뺄셈게임은 잔디깎기와 같다. 정기적으로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습관이 제자리로 돌아올수 있기 때문이라고 서튼 교수는 윌스트리트 저널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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