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연예인은 닮은점이 많다.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하며,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다.

현재 연예계에는 때 아닌 ‘빚투’ 폭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빚투는 연예인 당사자가 아닌 부모의 과거 채무 불이행인 만큼 단지 스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식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대중이 지적하고 싶은 대목은 그들의 신중치 못한 대응이다. 의혹이 불거진 직후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운운하거나,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은 것은 사실임에도 “천만원은 내 한달 밥값”이라며 ‘그깟 천만원 받으러 오라’는 식의 무례한 태도가 화를 키우는 형국이다.

그리고 충청권 국회의원들에게서도 이와 닮은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당사자가 아닌 측근들의 잘못이지만 대응과 태도에 있어 ‘의회혐오증’을 불러일으킨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근 박범계 의원을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했다. 여당 대표와 주요 당직을 충청권 의원이 맡으며 함께 합심해나간다는 점은 무척 반길 일이다. 지역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진다.

다만 박 의원 측근들의 불법 정치자금 요구건으로 논란이 일던 시기와 맞물려진 당직 임명, 더군다나 당무감사원장직에 임명된 것은 오만함으로 비춰질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게 문제다.

감사직을 수행할만한 자질이 박 의원에게 있는지도 의문이다. 긴 침묵을 깨고 내놓은 박 의원의 입장문에서 "폭로 전까지 금액 등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 위중함, 긴급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언급한 대목은 사실상 금품요구 건을 알고도 방조 및 묵인했다고 실토한 것으로 볼수 있다. 여기에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대한 사과는 단 한 마디도 없다. 오롯이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과 해명에만 급급했다.

이런 모습을 보인 박 의원이 제대로 감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감사직을 수용한 박 의원이나 이를 제안한 이 대표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진다.

두 의원이 나란히 당 대표에 출마했을 당시 언급한 ‘깨끗한 정치’란 단어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찾아봐야 할 때다.

백승목·서울담당 sm1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