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대전둔원고등학교장

지금 우리사회에 내재되어있는 교육문제가 복잡하고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학교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 인정하고 있는데 해결방법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성공사례 중에서 전통적이고 민주주의적인 가치위에서 교육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들은 놓치지 않고 계승하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앞의 정책은 무조건 폐기하는 것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 왜냐하면 교육의 DNA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모습이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이치다.

보스턴칼리지린치스쿨 교수인 엔디하그리브스와 데니스셜 리가 쓴 학교교육 제4의 길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에서 유럽연합은 2009년을 창의성과 혁신의 해로 지정하고 교육과 훈련을 통해 경제적 도약을 이루겠다는 결의를 보였으며 핀란드는 수학, 과학, 읽기의 기초소양을 평가하는 OECD국제학업성취도 뿐 아니라 산업경쟁력에서도 세계 최상위권을 자랑한다. 이는 전국표준학력검사를 전적으로 배제하고 유능한 교사를 유치하는데 힘쓴 결과다. 핀란드교사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근무환경을 제공했고 교원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였으며 교사의 사명은 시험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통합적 능력과 창의성을 고양시키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제4의 길은 영감을 주고 통합을 이끄는 비전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성과도출을 위한 투자, 교육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 변화의 파트너로서 학생교육, 개인별 맞춤학습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교육의 참된 본질과 정신을 재발견하고 회복시키고 교직이라는 위대한 소명에 부응하고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수능이 끝나고 수시합격자를 발표하면서 추가 수시와 정시가 진행되고 대학입시가 완료되면 학교는 일 년 농사를 마치게 된다. 그 사이에 인간관계 및 성장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로 학교사회는 가르침 말고 많고 복잡한 문제에 얽혀있다. 학칙이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으며 교권과 학생인권이 상치하면서 서로가 만족하기보다는 상처 입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학교는 쉬지 않고 앞을 향해 달린다. 내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다시 교육계획을 만들고 입시전략을 짜 겨울 방학부터 내년농사를 시작한다. 제도권에서 만든 원칙에 입각해서 말이다.

현재 학교에서 목격하며 겪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들과 긍정적인 요소를 직시하고 중요하게 해결해야할 분야와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학교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이 알아야 한다. 그 해결방안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교육자 스스로의 변화와 개혁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고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국가와 사회에서는 핀란드처럼 유능한 교사들에게 적절한 근무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우리가 가야하는 학교교육 제4의 길은 학교가 중심이 되어 내일을 살아가는 우리아이들에게 긍정과 협력의 능력과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길러주고 너그럽고 착하며 비판적 사고를 하지만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용서와 화해로 단합하고 발전해가는 진취적인 인재를 길러 다음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우리교육은 그렇게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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