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투심을 주무기로 사용해 부활…"커터 필요성 느껴"

▲ 한화 이글스 우완 송은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화 이글스 우완 송은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 투심을 무기로 부활한 송은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 투심을 무기로 부활한 송은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투심 장착' 송은범 "이번에는 커터를 배워볼까요"

올해 투심을 주무기로 사용해 부활…"커터 필요성 느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번에는 커터(컷 패스트볼)를 배워볼까요."

투심 패스트볼을 무기로 화려하게 부활한 송은범(34·한화 이글스)이 씩 웃으며 말했다.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지만, 커터의 필요성을 설명할 때는 진지해졌다.

송은범은 28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2018시즌을 보내며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르게 휘는 공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투심도 '짝'이 있으면 더 위력을 발휘할 것 같다"고 했다.

송은범의 투심은 2018년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종이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포심 패스트볼)를 갖춘 송은범은 2013∼2017년, 5년 동안 부진했다. 한때 윤석민(KIA 타이거즈)과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로 꼽혔던 그가 자존심 상하는 성적표를 계속해서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프로 입단(2003년) 후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민태 퓨처스(2군)팀 투수코치와 투심을 연마했고, 송진우 1군 코치의 조언에 따라 포심을 철저하게 배제하며 투심만 던졌다.

송은범은 "전반기에는 포심을 한 개도 던지지 않았다. 후반기에 가끔 포심을 던졌는데 낯선 느낌도 받았다"고 웃었다.

송은범의 투심은 좌타자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휘며 떨어진다. 땅볼을 유도하기에 좋은 공이다.

송은범은 5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가장 높은 땅볼/뜬공 비율(2.73)을 보였다.

홈런 억제력도 놀라웠다. 송은범은 7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2개만을 허용했다.

송은범의 올 시즌 성적은 68경기 7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50이다. 송은범이 불펜진의 중심을 잡은 덕에 한화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며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잊지 못할 한 시즌을 보냈지만, 송은범은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보시라"고 운을 뗐다.

올해 송은범은 좌타자를 피안타율 0.215로 제압했다. 하지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88로 다소 높았다.

송은범은 "그래서 커터가 필요하다. 좌타자에게 투심이 통한 것처럼, 우타자에게는 커터가 통할 것이다. 실제로 타자들에게 물어보니 '투심과 커터를 모두 던지는 투수가 정말 까다롭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송은범은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갖췄다. 슬라이더는 한때 그의 주 무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내가 던지는 슬라이더는 시속 130㎞대 중후반이다. 투심과 비슷한 구속인 140㎞대 중반의 공이 투심 반대 방향으로 휘면 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송은범은 올해에도 가끔 커터를 던졌다. 그는 "아직 완성된 공이 아니다. 구속은 어느 정도 나왔는데 제구가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며 "손에 더 익혀야 실전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송은범은 투심 장착으로 야구 인생의 변곡점을 만들었다. 커터까지 완성하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송은범은 커터로 '가을 무대에서의 아쉬움'도 털어내고 싶어한다.

그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총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팀의 마지막 경기가 된 4차전에서는 팔꿈치 통증으로 등판하지 못했다.

송은범은 "라커룸에서 팔을 풀면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매일 던져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4차전이 마지막 경기가 됐다"며 "팀에 너무 죄송했다. 2019년에는 한화가 더 높이 올라가고, 나는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으면 한다.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은 2019시즌을 만들고자 이번 겨울에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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