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시민공원 날 어두워지면 학생들 삼삼오오 술·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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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오후 10시 엑스포시민공원에서 청소년들은 시민이 곁을 지나가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젓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 사진=이심건 기자
“딱히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술 취해서 행패 부리는 것도 아니니까요.” 대전시민이 자주 찾는 엑스포시민공원이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가족들이 찾는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버젓이 흡연하는 데도 훈계를 두다 봉변을 당할까 두려워 못마땅하긴 해도 지켜볼 뿐이다.

26일 오후 10시 엑스포시민공원.

어린아이를 둔 가족과 연인, 청소년들로 인해 공원은 제법 북적였다.
산책과 운동을 하려고 나온 시민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수많은 시민들이 곁을 지나가고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있었다. 청소년들로 보였다.

시민이 휴식을 취하는 벤치 옆에서 청소년 5~6명이 담배를 피우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담배를 피우며 앉아 있는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지만,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시민들은 익숙한 일이라는 듯 적당히 시선을 피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공원을 찾은 박 모(40) 씨는 “말해서 뭐하냐”며 “어른이라고 한 소리 해봤자 오히려 ‘아저씨가 뭔데’라며 대들까봐 모른 척한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린 자녀를 둔 시민이나 노인들은 근본적인 해결 없는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로 마음 편히 공원 이용을 못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권모(65·여) 씨는 “학생들이 이곳에서 일탈 행위를 더러 하는 것 같다”며 “담배는 기본이고 술을 마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인적이 드문 늦은 시간에 청소년들이 다른 나쁜 일을 벌이지 않겠냐는 우려와 동시에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11살과 10살인 아들 둘을 데리고 공원을 찾은 김 모(39·여) 씨도 자녀들이 이런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울까 두렵다며 겁을 냈다.

김 씨는 “공원에 올 때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들을 가끔 본다”며 “아이들이 크면서 다 알아보고 이상하다고 말해 더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엑스포공원 순찰을 주간에 2번, 야간에는 2시간 간격으로 4번 한다”며 “청소년들이 순찰을 돌면 숨거나 사라져 버려 포착하기 어렵지만, 눈에 띄는 경우엔 즉각 경고 조처를 하고 음주와 흡연이 심한 경우 입건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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