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SK하이닉스 사례
2. 청주시 안착 조건

<기획>청주시 도입 공유좌석제
전국 지자체 중 최초 도입, 수직서 수평적 조직문화로
간부 공무원 반발 가능성도, 평가·보상방법 등 모색해야

SK하이닉스에 이어 청주시도 ‘공유좌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알려졌다. 시는 존치가 결정된 본관 3층을 리모델링해 공유좌석제를 실시한다. 내년 2월이면 새로운 사무실이 공개된다.

공유좌석제 대상은 기획행정실장 및 부속실, 정책기획과, 행정지원과, 도시재생기획단으로 56명이 공간을 공유하게 된다.

청주시 공유좌석제는 SK하이닉스 사례를 상당부분 반영해 추진되고 있다. 사무공간은 몰입구역, 열린회의구역, 프로젝트구역 등으로 나눠진다. 부서간 경계는 사라지고 3개 과가 자유롭게 전체공간의 좌석을 공유한다. 다만 기획행정실장실, 인사팀 등 보안이 필요한 업무 담당자는 일부 개방 된 공간에서 근무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근대 건축양식으로서의 전통과 현대적 스마트오피스의 결합의 의미가 있다”며 “부서별 독립공간으로 인해 단절된 소통·협력 문화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공직사회에서는 파격적인 공유좌석제를 시도하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최초의 시도인만큼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공유좌석제 시행 후에도 이어지는 부서별 쏠림 현상, 보안유출 우려 등은 특정좌석을 일정 기간 이상 독점하지 못하게 하거나 보안교육 강화 등의 가이드라인으로 보완할 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공직사회의 전통적 조직문화를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느냐다.

공유좌석제는 ‘공유’, ‘개방’, ‘협력’, ‘소통’이라는 4차 산업혁명의 철학과 궤를 같이 한다. 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이고 창조적인 혁신으로 불린다. 기존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다.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공무원 조직에서 공유좌석제 도입에 뒤따를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변화를 손 쉽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팀장 이상 간부공무원들의 경우 수평적 조직문화로의 변경에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시가 SK하이닉스의 사례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지만 SK하이닉스는 각 조직별 인사셀프디자인을 통해 경영관리부문에서는 모든 직책에 대한 호칭을 없앴다. 이미 수평적 조직문화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유좌석제라는 공간적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시가 조직문화 변경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간부급 공무원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각오가 수반돼야 한다.

팀간 경계를 허무는 것도 과제다. 수직적 구조 특히 공직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부서별 칸막이가 존재한다. 보이지 않지만 칸막이는 공고하다.

공유와 개방을 통한 협업이라는 공유좌석제의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팀별 성과를 중시하는 시스템에서 조직 전체의 성과를 중시하는 평가 및 보상 방법이 필요하다. <끝>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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