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SK하이닉스 사례
2. 청주시 안착 조건

자신 필요에 따라 자리 선택
수직→수평, 팀→조직성 중심
원활해진 팀간 협업 등 성과

청주시가 내년 2월부터 공유좌석제를 도입키로 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유좌석제는 지정된 좌석에서 벗어나 도서관과 같이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근무하는 형태다.

팀간 경계를 벗어난 융·복합, 정보의 공유라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충청투데이는 지역에서 최초로 공유좌석제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사례와 청주시의 도입계획 및 안착을 위한 조건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아침 8시 보안검색대를 거쳐 사무실에 도착했다. A 씨가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리예약 시스템에서 오늘 근무할 자리를 고르는 것이다. 마침 다른팀 B 씨와의 협업이 필요한 날이라 B 씨와 함께 자리에 앉기로 했다.

A 씨는 자리를 좌석을 지정하고 락카룸에서 노트북과 소지품을 꺼내 오늘의 근무자리로 향했다. 조금 늦게 도착한 B 씨와 함께 공동 구역인 캔틴룸에서 커피를 마신 후 소통·협업존에서 회의를 했다. 회의가 끝난 후 본격적인 보고서 작성이 시작되자 A 씨는 몰입존으로 자리를 옮겨 집중 근무를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은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원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는 지난 8월부터 공유좌석제를 시행했다. SK그룹 전체가 도입 중인 가운데 지역에서는 SK하이닉스가 첫 발을 내딨었다. 사무실의 하드웨어를 바꿔 조직문화 수직문화에서 수평문화, 팀 중심에서 조직성과 중심으로 바꾸는게 공유좌석제의 핵심이다.

공유좌석제 도입에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자리예약시스템, 개인 물품 보관을 위한 락카, 공용 사무용품 보관을 위한 서포트존, 회의 공간 등이다. 하지만 각 세부조직 별로 운영하던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간의 효율성은 좋아진다.

SK하이닉스가 공유좌석제를 도입한 후 가장 큰 성과는 원활해진 팀간 협업이다. 조광래 선임은 “팀을 구분짓는게 아니라 여러 팀의 팀원들이 함께 근무하기 때문에 조화로운 분위기에서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며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같이 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유출 등의 우려에 대한 대안도 마련됐다. 노사업무 등 보안이 필요한 업무와 장기간 협업이 필요한 팀은 프로젝트존에서 지정좌석제로 근무한다. 또 업무에 집중해야 할 때는 사방이 막힌 몰입존에서 다른 근무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

공유좌석제를 도입하면서 간부급 사원들의 행동패턴이 바뀌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우선 임원들은 지정좌석을 유지한다. 하지만 회의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음을 감안해 임원 앞 회의탁자는 공유회의장으로 전면 개방됐다. 기존 자신의 자리에서 보고를 받던 팀장들은 스스로 자신의 팀 업무를 챙겨야 한다. 팀장의 행동패턴과 관리 방향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공유좌석제를 시범 시행 중으로 아직 정확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구성원 의견 및 전문기관 컨설팅 등을 통해 평가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일우 SK하이닉스 청주경영지원실장은 “M15공장 인근에 신축할 경영지원동은 공유좌석제 시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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