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1881∼1936) 대표작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선집이 나왔다. '루쉰 문학선'과 '루쉰 잡문선'(엑스북스).

루쉰 저작을 집대성한 전집(20권)을 지난 5월 완역 출간한 루쉰전집번역위원회가 독자들을 루쉰에게 안내하는 '쉬운 지름길'로 소설, 산문과 잡문 중 정수를 추려 선집으로 엮었다. 소설과 산문시 37편, 잡문 95편이 두 권의 책으로 묶였다. 위원회는 책머리에 "루쉰작품에 입문하는 독자들을 위해 최대한 간략한 선집을 내기로 하였다. 루쉰의 글 가운데에서 장르와 시기, 저술 배경을 고려하면서 가능한 한 루쉰의 삶과 사상, 문학을 이해하는 데에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글들을 뽑아 엮었다. 이 글들을 여러 번 저작하면서 음미하노라면 어둠과 절망에 반항했던 루쉰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문학선에는 중국 현대소설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광인일기'와 널리 알려진 '아Q정전'을 비롯해 '고향', '고독자', '복수', '희망', '이러한 전사' 등이 담겼다. 잡문선에는 비평, 평론, 토론, 광고, 편지 등 다양한 글을 쓴 루쉰의 잡문들이 담겼다. 루쉰은 자신을 '잡감가'로 부르면서 자신의 글을 겸손하게 낮췄다.

연구자들은 "잡문은 루쉰의 육체 그 자체"라고 정의하며 그의 글에서 통탄과 피눈물, 자조, 웃음 등 감정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고 말한다.

루쉰은 무엇이 문제인지, 사람들이 어디로 잘못 가고 있는지,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소리를 높인 동시에 사람들에게 군중에 휩쓸려 잘못 살지 말기를, 조식을 잘 챙기고 연인을 보살피면서 하루하루를 잘 보낼 것을 당부한다. 세상은 자신이 인식하는 만큼 우리에게 그 비밀과 놀라움을 보여주고, 무엇보다 개인이 잘 살아내지 않으면, 세상이 바뀐다 한들 개인적 차원에서는 무용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루쉰 전집 국내 완역과 함께 그의 작품을 다시 정밀하게 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학계에서 일고 있다. 한국중문학회(회장 김양수)는 24일 동국대학교 법학관 163호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루쉰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 동아시아의 루쉰'이라는 주제다. 한양대 공자아카데미가 후원하는 이 학술대회에서는 대만, 홍콩, 일본, 한국 등 중국 외 동아시아 지역에서 각각 루쉰이 어떻게 읽히고 다시 만들어져 왔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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