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 회의서 밝혀
당협위원장 물갈이 예고
친박계 인사 정조준 한듯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 판단'에 따라 당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통과한 당협위원장도 교체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당내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2일 "제한적이겠지만 (비대위원장으로서) 분명한 권한을 행사해 우리당의 당협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절치 않은 분들에 대해선 별도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현역의원이 조강특위의 기준을 통과해도 김 위원장이 부적격하다고 판단되는 인물은 교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당내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관찰했고, 나름대로 의원들을 판단할 기회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쳐놓은 그물망을 빠져나왔지만 교체가 필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조강특위의 결정과 (별도로) 제 판단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다음 지도부가 복귀를 시키든 아니든, 혹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당선돼서 들어오든 신경쓰지 않겠다"면서 "어떤 당내 비판과 비난도 감수할 생각"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 스스로 당내 첨예한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인적청산과 관련해 '개입'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조강특위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비대위원장도 될 수 있으면 조강특위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도 당내인사인 만큼 스스로 역할을 줄이고 외부위원들이 중심이 돼서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조강특위 심사결과와 별도로 자신의 판단도 '물갈이'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힌 만큼 당 인적쇄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강특위는 당협위원장 주요 배척 기준에 대해 △2016년 총선 심사과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했던 인사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하고 조장한 인사 △대선 패배 계기가 됐던 당 분열의 책임이 있는 인사 △반 시장적 정책 수립 및 입법 참여자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조강특위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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