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K-water 보령권지사 수도운영부장

우리나라는 수자원 관리에 불리한 기상과 지형 조건을 갖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 강수량의 약 1.6배에 이르지만 강우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실제 가용수량은 1인당 연 강수총량의 58%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불어 최근 기후변화 현상으로 인한 강우 패턴의 변화로 불리한 수자원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 및 산업화, 도로의 확장,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인한 비점오염원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수질관리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고, 국민 의식이 향상되면서 물이 단순히 사용하는 용도에 그치지 않고 하천, 호소, 습지 등 친수공간으로의 역할도 요구됨에 따라 수질 및 수생태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앙정부 주도 하에 대하천 중심의 수질관리가 이뤄졌다면 현재는 지역주민 및 지역환경단체(NGO), 지방정부 등 지역 거버넌스를 통한 윗물(도랑, 개울 등)부터 하구까지 통합적인 수질 및 수생태계 관리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가 바로 '윗물(도랑)살리기'이다. 도랑살리기는 수질 및 수생태계를 보호하고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랑(소하천) 정비, 도랑내 오염 퇴적토 제거, 주변 환경과 잘 조화되는 수질정화식물(꽃창포, 노랑꽃창포 등)의 식재,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환경정화 활동, 쓰레기 분리수거시설 설치, 주민들의 수질 및 수환경에 대한 보전의식개선을 위한 환경교육 등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깨끗하고 쾌적한 살기 좋은 마을로 재탄생를 기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도랑의 수질 및 수생태 환경 개선에 따른 수생태 건전성 회복, 환경에 대한 주민의식 개선에 따른 나비효과 기대되고, 궁극적으로 도랑 개선을 통해 본류하천에 이르기까지 수질 및 수생태계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도랑살리기에 K-water가 적극 나서고 있다. 창립 51주년을 맞이하여 회사의 미션을 ‘모두가 누리는 건강한 물순환 파트너’로 정하고, 수량, 수질, 수생태를 아우르는 건강한 물순환 체계를 구축하여 국민들과 물의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그 첫걸음이 ‘도랑살리기’로 본류 중심의 수량관리에서 벗어나 윗물(도랑)까지 거슬러 올라가 수량뿐만아니라 수질.수생태까지 어우르는 통합물관리에 적극 나서 전국민에게 통합적인 물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격언과 같이 도랑이라는 작은 물줄기에 대한 수질 및 수환경에 대한 조그마한 개선활동이 대하천까지 확장되어 하천에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미역을 감거나 잘 보전된 수변경관을 산책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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