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시 시의회 예산심의 열려 성사 시 관람객 수요 기대↑
저작권 소유주 동의 중요해 지역 미술계 “쉽진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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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이 내년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특별전’을 준비 중인 가운데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별전이 실제로 성사되면 관람객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그 과정에서 백남준 작품에 대한 저작권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전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백남준 특별전을 기획 중이며 23일 대전시의회 예산 심의를 앞두고 있다.

전시기간은 내년 8월부터 11월로 계획했으며 예산은 9억원으로 책정했다.

한국이 낳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품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 특별전 성사 시 대전방문의 해와 맞물려 높은 관람객 수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유수의 현대미술관 중 하나인 영국 테이트모던도 내년 하반기 각국을 돌며 백남준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시를 열기로 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은 백남준 작가가 1993년 대전엑스포 때 제작한 ‘프랙탈 거북선’을 2001년 이전·설치하며 그와의 인연을 맺었다.

미술관은 내년 개방형 수장고를 세워 300㎡ 규모의 프랙탈 거북선 상설전시장을 마련해 원형 전시를 가능케 할 계획이다.

현재 프랙탈 거북선은 영상 송출기에서 이상이 발견돼 가동이 중단된 상태며 정밀진단과 보존작업 중이다.

일각에선 내년 백남준 특별전 현실화를 위해선 저작권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백남준 작품 저작권은 현재 그의 큰 조카인 ‘켄 백 하쿠다’에게 있어 전시 및 도록 출판 등에 있어 그의 동의가 전적으로 필요하다.

2006년 백남준 타계 후 그는 미국 뉴욕의 백남준 스튜디오와 백남준의 모든 작품의 저작권을 물려받았다.

이후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의 이사이자 백남준의 법적 대리인으로서 작품 관리와 기념사업 등을 책임지고 있다.

그간 과거 사례를 보면 한국에서 백남준 단독전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 미술계의 전언이다

제2대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을 역임했던 박만우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저작권자의 상호협조를 받지 못하면 특별전 추진에 애로사항이 상당할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저작권자 권리가 위배되는 부분이 있다면 추후 문제 소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우선 전시 목표와 기대하는 바가 뚜렷해야 한다. 좋은 전시작을 가져와야겠지만 이 전에 이론적인 충분한 연구가 반영되는 것도 그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백남준의 어느 특정한 시기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아니면 대표 작품 위주로 할지 명료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많지 않다 민감한 작품도 많아 작품 대여 절차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작품 임대 계약을 조기 완료돼야 하고 반입 문제 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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