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채용 감소 추세, 올해 하반기에도 대폭 줄어
불경기·인건비상승 등 원인, 구직은 증가…엇박자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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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업들이 장기 저성장 여파를 겪으면서 고용전망도 덩달아 어두워지고 있다. 특히 뚜렷한 경기반동요인이 없는 탓에 구인과 구직 규모는 지속적으로 극과 극을 달리하면서 향후 고용시장 악화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대전·세종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2018년 채용인력 수요조사(정기조사)’에 따르면 2020년까지 지역 기업의 채용 수요는 모두 13만 6561명이다. 연도별 채용 규모는 올해의 경우 4만 6785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4만 5545명, 2020년 4만 4231명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추세는 당장의 하반기 채용 시즌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18년 9월 고용서비스’ 자료를 보면 하반기 채용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9월의 경우 대전지역 소재 기업들의 신규 구인 인원은 19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65명 대비 49.7%가 감소했다. 세종의 경우 신규 구인 인원은 1006명으로 39% 줄었다.

월별 신규 구인 인원 경색 양상은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된 올해 초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발표 직전이었던 지난해 6월 신규 구인이 증가폭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용한파가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근로시간 단축 등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업 불경기가 심화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내수시장 침체와 물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에 이어 기업이 자력으로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닥치면서 인건비 부담을 결국 신규채용 축소와 감원 등으로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전의 A 제조업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대체 인력 채용을 통해 가동 결원을 충원한 이후 올해 하반기까지 단 한차례의 신규 채용은 실시하지 않았다.

A 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생산직 근로자가 주를 이루는 중소 제조업체들”이라며 “신규 채용 중지뿐만 아니라 점차적인 감원을 통해 경영환경 악화 요인의 하나인 인건비 부담을 덜어내야 하는 상태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지역에서 새로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 규모는 대전 12%, 세종 75% 등 큰 폭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신규 구인 규모를 매번 넘어서면서 고용시장의 엇박자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대전은 매년 3만 5000여명에 달하는 대학졸업생이 배출되는 젊은 도시지만 거듭되는 채용 축소 분위기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의 주축이 될 이들의 수도권 및 신도시 유출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은 기업 경영환경 악화를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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