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대학생이 몰던 렌터카가 신호등 지지대를 들이받아 차에 탄 대학 동기생 3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어제 충남 홍성에서 발생했다. 부산 해운대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최근 숨진 윤창호(22)상병 사건이 채 잊히기도 전에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조차 법안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될 정도로 목숨을 건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어제 오전 1시께 홍성읍내에서 술을 마신 대학생이 몰던 렌터카가 신호등 지지대를 들이받으면서 대형사고가 일어났다. 이 대학생은 운전면허 취소 대상인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사고 현장에 스키드 마크가 없는 걸로 미뤄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화단이 경계석에서 10m 떨어진 구간까지 훼손되고, 신호등 지지대가 움푹 파일정도로 충격이 컸다. 사고차량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한순간의 음주운전이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고의 전모를 살펴보면 제도상의 미비점이 드러나 아쉬움이 더 남는다. 먼저 술을 마신 사람이 어떻게 차량을 렌트할 수 있었느냐다. 이 운전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카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스마트폰에 면허증을 등록하고 결제만 하면 손쉽게 차를 빌릴 수 있다고 한다. 사업자를 만나지 않고 비대면 렌트를 한 것이다. 음주상태에서 차량을 렌트해도 아무런 제재장치가 없다는 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술을 마신 동료가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동승자들이 말렸더라면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안전벨트의 소중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탑승자들의 피해가 컸다. 사고가 난 곳은 가파른데다 급격하게 휘어지는 커브 길이라 평소에도 사고가 잦았다고 한다. 도로 선형을 개선할 필요가 없는지 점검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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