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이갑철·진동선·최광호
초기 사진전 ‘목련꽃 아래서’ 열려
30일까지 대전 갤러리 포토클래스

▲ 김광수 전시 작품. 갤러리 포토클래스 제공
▲ 이갑철 전시 작품. 갤러리 포토클래스 제공
김광수, 이갑철, 진동선, 최광호.

지금은 사진가와 사진평론가로 저마다의 자리매김을 데뚝히 하고 있는 네 사람이지만 이들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투박함과 서투름으로, 신선함과 맹렬함으로 혹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길이 없는 곳에서 방황하며, 어떤 경지(境地)를 갈망하던 ‘처음’. 스무 살 무렵부터 친구였고 신열 앓듯 함께 사진앓이를 했던 이 네 사람은 40년이 흐른 지금도 친구이며 여전히 사진을 살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대전 갤러리 포토클래스에서 김광수, 이갑철, 진동선, 최광호 초기사진전 ‘목련꽃 아래서’가 전시된다.

<구름> 시리즈로 양명해진 김광수는 그 작업으로 인해 ‘구름을 불러낼 줄도, 원하는 구름이 어디에 있는지도 아는 작가라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사진을 처음 시작한 초기에는 ‘벽’만 찍었노라고 한 인터뷰에서 고백한 바 있다. 첫 개인전으로 선보인 것이 바로 그 <벽> 시리즈였다. <구름>에서부터 최근 전시작 에 이르기까지 긴 변모의 과정 속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진 것이 바로 그 사물의 형태와 작용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김광수 식 시선일 것이다. ‘처음’은 ‘지금’과 이렇게나 닿아있다.

이갑철, 진동선, 최광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갑철은 "사진과 학생으로, 까르띠에 브레송과 게니 이노그랜드 등 대가들의 사진을 흉내 내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니던 스무살 무렵의 사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이갑철의 사진을 두고 ‘아름다운 거죽의 재현보다는 그 거죽 아래의 보이지 않는 어떤 힘과 기운을 끄집어내어 느끼게 해주는 데 진력한다’는 문화평론가 박명욱의 평처럼, 그 스무살 무렵에도 이갑철은 피사체 너머를 어렴풋하게 보고 있었다.

근원에 천착해 실험적인 작업을 해온 최광호 역시, 일찍부터 근원으로서의 자신과 주변부를 들여다보는 데 힘썼다. 그 무렵에 직접 인화한 빈티지 사진들 20여 점이 <목련꽃 아래서>를 통해 선보여진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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