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유소 여전히 고가 유지
인하 미반영 재고일 수 있으나 대부분 경쟁업체 없어 ‘배짱영업’
“국제유가도 떨어졌는데”…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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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정부의 유류세 15% 인하 조치가 시행 2주에 접어들면서 충청권 유류제품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있지만 일부 주유소들은 여전히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과 동시에 국제유가가 대폭 하락세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배짱영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최고가 주유소는 ℓ당 휘발유 1998원, 경유 1838원에 판매하는 서구 탄방동의 A주유소다.

이는 대전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1533.97원, 경유 1399.52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각각 464.03원, 438.48원이 비싼 가격이다. 지역 최저가 주유소와는 각각 549원, 503원의 더 큰 격차를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유류세 인하 조치 이후 2주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주유소들이 여전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실제 이날 대전지역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인하 조치 시행일이었던 지난 6일의 1660원 대비 124원 가량이, 경유는 74원이 떨어진 수준이다.

충남도 같은 기간 휘발유는 114.08원, 경유는 72.39원의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당초 정부가 예상한 휘발유 123원, 경유 87원의 하락 효과에 근접한 모양새다.

반면 현장에서는 최고가 주유소를 비롯해 하락 효과를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휘발유를 1550원 이상으로 판매하는 주유소가 전체 주유소 가운데 26%에 달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주유업계는 대부분 자영 형태인 업계 특성 상 각 주유소별 판매가격에 다양한 요인이 접목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영 주유소가 6일 이전 입고돼 유류세 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은 재고가 소진되지 않았을 경우 제품 가격을 낮추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 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B(55) 씨는 “유류세 인하 적용분 판매를 시작하더라도 임대료가 비싼 곳에 위치하거나 주변에 경쟁 주유소가 없는 경우 인하 폭이 작거나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며 “1600원 이상을 유지하는 곳 대부분 주변에 경쟁 주유소가 없는 주유소”라고 귀띔했다.

결국 이 같은 일부 주유소들의 배짱영업으로 인해 인하 조치 시행 이전부터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충청권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정책이 유지되는 것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사실상 일부 저가격 주유소들조차 온전한 정책 효과로 가격이 낮춰졌다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비자 가격이 더욱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시장 감시 체제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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