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개인보유 주택 세 채 중 한 채는 외지인 소유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 소유자 3명 중 1명은 주택 소재지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그제 공개한 '2017년 주택소유통계' 조사 결과에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세종시 주택 8만6000호 중 무려 3만2000호(37.4%)가 외지인 보유 주택이다. 전국 시·도 기준 외지인 소유 주택 비율은 평균 13.5%이다. 이로 미뤄 세종시의 외지인 주택 보유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라 하겠다.

세종시가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임을 감안하면 외지인 소유 주택 비율이 타 시·도 보다 어느 정도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주택의 37.4%가 외지인 보유 주택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외지인이 세종시 주택을 소유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세종시에 향후 거주할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는 실소유를 목적으로 주택 구입을 한 것에 가깝다.

문제는 실수요자가 아닌 이들이 투자나 투기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세종시 상당수 아파트는 당첨이 곧 로또라는 말이 나올 만큼 수억원대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10년 치 월급을 꼬박 모아야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한다. 세종시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으로 묶여 있다. 그럼에도 주택가격 상승률이 전국에서 월등히 높은 걸 보면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는지 되짚어볼 일이다.

세종시에 주택을 보유한 외지인 중에는 대전 유성구와 서구지역 주민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세종시 이주와 대전시 인구 사이에는 역학관계가 있다. 세종시 건설이후 대전시 인구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전시 인구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만명 마저 무너졌다. 세종시는 주변 도시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인가. 세종시의 외지인 소유 주택이 미치는 영향이 여러 모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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