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규 건양대학교 교수

세계는 1위와 이와 겨루는 2위에 관심을 가진다. 애플과 삼성의 이야기다. 2007년 애플은 지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시장에 출시했다. 그 당시 이동통신 업계에서 애니콜로 애플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던 삼성은 그런 애플을 무시했다. 하드웨어의 스펙을 중시해 왔던 삼성의 눈에는 왜 사람들이 애플의 아이폰에 환호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지금과는 다른 소프트웨어의 제공으로 폰의 활용도가 변해 폰의 가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던 것이다. 그 당시 삼성과 힘을 겨루던 이동통신기기업체인 노키아, 모토롤라 등은 준비가 돼있지 않았기에, 쇄락이 얼마가지 않아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삼성은 재빠르게 대응했고, 애니콜의 신화를 스마트폰인 갤럭시로 이어가 2013년에는 확고한 2위 자리를 잡았다.

하드웨어에서는 누가 뭐래도 삼성이 항상 앞서가는 듯 보였다. 그런 사실은 애플이 스티브 잡스가 주장했던 아이폰의 크기가 아이폰6부터 삼성을 따라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면 간파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애플은 화면의 크기를 키워 가면서 스마트폰의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획기적 성장에 한계에 다다르면서 폰의 크기와 카메라의 성능으로 가격을 올려 판매 저하에 따른 수익구조를 개선시켜 가고 있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1980~1990년 대 삼성이 반도체 메모리로 힘을 겨루던 일본과 미국의 업체를 따돌리고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서있다. 그러면 삼성에서 나온 것인 초격차란 단어이다. 이젠 메모리만큼은 일본 업체가 절대로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차가 삼성에 비해 애플의 규모가 8배 이상 커지자 갤럭시는 결코 애플을 따라 갈수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면서, 초격차라는 단어가 스마트폰 사업에도 적용됐다. 그것이 불과 지난 9월까지였다.

삼성과 애플의 차이는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소프트웨어의 차이와 인공지능의 차이에서 항상 격이 다르게 평가 돼 왔다. 구들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뭉친 연합군도 삼성을 필두로 지난 10년 사이 빠르게 발전해 왔다. 그리고 지난 주 삼성은 회심의 일격을 스마트폰 시장에 가한다. 폴더블 폰이다. 스마트폰을 이루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차이가 거의 없는 가운데, 하드웨어의 강자답게 삼성이 2세대의 후보가 될 수 있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스마트 폰을 선보인 것이다.

애플의 역사를 보면 성공과 부침의 연속이었다. 처음으로 사과의 로고가 들어간 애플컴퓨터로부터, 최초로 그래픽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PC인 맥-컴퓨터, 소니의 워크맨을 몰락시킨 음원 재생기인 아이팟, 그리고 아이팟을 탑재한 아이폰에 이르면서 기복이 심했던 기업이다.

애플컴퓨터부터 지금의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제품을 내고 해당 산업에서 세계를 이끌었던 배경에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스티브 잡스가 있다. 사실 스티브 잡스가 만들어낸 작품의 핵심에는 애플컴퓨터를 제외하고는 항상 남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적용된 것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 주인공 격인 스티브 잡스가 현재 애플에는 없다. 애플의 기업 가치는 1조 달러의 신화가 최근 깨졌고, 지난주에 영국의 평가기관에서 발표한 기업의 미래가치에서도 1위에서 물러나 4위로 내려갔고, 증권가에서는 애플의 향후 수익성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제는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 대전 2라운드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폰의 1차 대전에서 승패는 하드웨어보단 소프트웨어였다.

폴더블폰은 삼성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LG나 중국의 하웨이 같은 업체도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하드웨어에서 애플이 따라오지 못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채용하고 있는 연합군 내 업체들에서 1강 다중의 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 2차 대전에서의 핵심은 하드웨어는 잠시이고 클라우드에 기반한 매력 넘치는 인공지능이다. 우리나라의 삼성과 LG가 구글이나 애플에 밀려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에 기초한 무인자동차가 운행된다. 그 선두에 구글과 포드자동차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뚜렷한 주자가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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