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한파 옛말…가벼운 발걸음
학부모들 교문 밖에서 발동동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예년과는 다르게 아침 최저기온이 6도를 웃돌며 ‘수능 한파’가 사라지자 수험생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져. 이날 대전도안고등학교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에게서는 수능을 대표하는 두꺼운 패딩 패션을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패딩을 대신해 색색깔의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올해부터 수능 시험 도중에도 마스크를 쓸 수 있게 허용됐다는 소식에 미세먼지를 이겨낼 수 있는 마스크가 수능 필수품이 된 탓. 다만 마스크로 인해 얼굴이 가려지자 수험생을 바래다주러 온 한 학부모는 “건강을 챙기겠다는 것은 좋은데 아이 표정이 밝은지 어두운지를 모르겠다”고 푸념하기도.

○…수험생의 안전과 주변 교통 정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전외국어고등학교 앞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들과 모범운전자 등 10여명의 인력이 배치. 수험생들을 실어나르는 차량을 제외하곤 시험장 인근의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를 지켜보던 학부모회는 수험생들을 위해 준비한 따뜻한 차를 감사의 뜻으로 제공하기도. 경찰과 모범운전사들의 활약 덕분에 이날 대전외고 시험장의 지각생과 사고자는 0명을 기록. 모범운전사 김정배(52) 씨는 “우리 둘째 딸도 오늘 시험을 보러가는데 수험장에 함께 가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이곳에서 수험생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로 대신 전한다”며 뜨거운 부성애를 표현하기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특별관리대상자 시험장 학교인 대전맹학교는 열띤 응원전이 펼쳐진 다른 시험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연출. 후배들이 격려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북을 들고 우렁찬 목소리로 선배를 응원하는 모습은 없었지만, 학생을 데려다준 학부모의 애잔한 응원은 타 시험장보다 묵직한 감동의 물결을 선사. 시험장에 함께 나온 부모들은 자녀만큼이나 긴장한 모습. 딸이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서 30분이 넘도록 그 자리를 지키던 엄마, 딸을 품에 꼭 안은 엄마, 옷매무새를 정돈해주는 아빠, 밝게 웃으며 씩씩하게 시험장을 들어가는 자녀를 다독이는 부모 있어.

○…대전가오고 시험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나온 학부모와 가족, 학교 선·후배, 교사 등으로 북적여. 굳은 표정의 수험생들은 교문 앞에서 '파이팅' 구호를 외치거나 '수능 대박' 피켓을 든 응원군을 보며 잠시나마 긴장을 풀며 웃는 모습을 보여. 교사들도 수험생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기운을 북돋아줬고, 수험생보다 더 긴장한 학부모들은 시험장에 들어가는 자녀들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며 노심초사.

○…‘예당저수지 떠나 한양으로’ 이색적인 응원 문구들에 눈길. 이른 아침부터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후배들로 인산인해. 두뇌회전에 도움을 줄 달달한 간식과 함께 톡톡 튀는 응원 문구로 선배들의 긴장감을 풀어. 예산여고에서는 ‘인 서울’의 염원을 담은 피켓과 플랜카드가. 도내 각지의 시험장에서도 ‘내 머릿 속에 정답’,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1등급 주인공은 너야 너’ 등 노래가사나 유행어를 활용한 재치있는 문구를 내걸고 열띤 응원전이 펼쳐져.

○…“아파도 포기할 수 없다” 아산시험지구 등에서는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에 깁스를 한 상태로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도. 또 천식과 구토, 기침 등 몸이 좋지 않은 수험생들이 여럿. 이들 4명의 수험생은 10여년간의 노력을 끝맺고 결실을 거두고자 포기하지 않고 시험실로 입장. 보건실 등을 활용한 별도의 시험실에서 2명의 감독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능을 치러. 시험실 내 수험생은 단 한명이지만 열기는 남못지 않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충북에서 경찰의 도움으로 수험장에 가까스로 도착하거나 수험표를 전달받은 수험생들이 속출.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7분께 청주시 북문로 중앙시장 인근에 있던 A(18)양이 "택시를 잡을 수 없어서 시간 내 입실이 어려울 것 같다"고 112에 도움을 요청. 오전 8시 10분까지인 입실 시간을 맞추기가 빠듯했지만, 경찰 순찰차의 도움으로 A양은 늦지 않게 고사장에 입실.

이날 오전 7시 35분께도 흥덕구 가경터미널에서 "수능 시험 입실 시간이 늦을 것 같다"는 수험생의 도움 요청이 112로 전달. 경찰은 교통순찰대 오토바이를 동원해 이 학생을 7.7㎞ 떨어진 일신여고까지 호송.

충북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수험생에게 제공한 교통편의는 모두 18건. 유형별로는 경찰 차량을 이용한 수험생 호송 11건, 교통 체증 문의 등이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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