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뢰 사이트 216곳 중 155곳 이용 서버업체 협조 성사
미 현지 방문…국토안보부 수사청 공조 끌어내

▲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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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사이트 수사 탄력…경찰, 미국서버 자료 대거 입수 확정

수사의뢰 사이트 216곳 중 155곳 이용 서버업체 협조 성사

미 현지 방문…국토안보부 수사청 공조 끌어내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음란사이트 운영자 등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는 경찰이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음란사이트 자료를 미국 수사기관 공조로 대거 확보하게 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미 국토안보부 수사청(HSI) 협조를 받아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유명 서버업체 C사와 접촉, 음란사이트 서버자료를 제공받을 방안을 협의했다.

C사는 시민단체 등이 '음란물 유통 온상'으로 꼽아 경찰에 수사 의뢰한 주요 음란사이트 216곳 가운데 약 72%(155곳)가 이용하는 업체로 확인됐다.

C사는 동영상 등 용량이 큰 파일을 나눠 제공해 서버 과부하를 줄이는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경찰은 음란사이트들이 C사 서비스를 이용해 음란물 파일의 원활한 전송 환경을 확보하는 한편, 과부하를 해소할 원 서버 확장 비용도 아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8월 C사에 이메일을 보내 사이트 개설자 정보 등을 제공해 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 C사는 자사 개인정보 보호정책상 미국 형사사법절차에 따라서만 수사기관에 협조할 수 있고, 한국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는 정보 제공이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한국 경찰과 사이버범죄 수사를 공조하는 HSI 한국지부장을 만나 이같은 사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HSI 한국지부장은 흔쾌히 돕겠다고 밝힌 뒤 C사와 접촉을 거쳐 경찰청이 C사를 방문할 수 있도록 상황을 조율했다.

이어 이달 초 경찰청 관계자들이 HSI 한국지부 관계자들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C사 측과 면담을 통해 자료 제출 등 수사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C사 측은 자체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들어 외국 수사기관에 직접 자료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다만 양국 간 절차를 거쳐 형사사법공조가 이뤄지거나 미국 수사기관이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C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155개 사이트 중 84곳에서 아동음란물 취급 정황이 나타난 점을 고려해 관련 내용을 채증한 뒤 HSI 측에 제공했다. HSI 측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개시해 직접 자료를 제출받을 방침이다. 미국에서 아동음란물 유통은 무겁게 처벌된다.

현재 HSI는 C사 측과 자료 제출 방식 등을 협의 중이며,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한국 경찰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HSI로부터 자료가 넘어오면 각 사이트 수사를 담당하는 지방경찰청에 배분해 수사 단서로 활용하게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종전까지는 외국 서버를 쓰는 사이트는 수사가 어렵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지만 다각도로 노력한 결과, 자료를 제공받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84개 사이트 자료가 넘어오면 해당 사이트 수사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동음란물 취급 혐의가 있는 84개 사이트 외에 C사 서버를 이용하는 다른 사이트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이같은 수사협조가 가능한지 현지법을 최대한 검토할 계획이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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