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철수, 국산차 물량 감소…충청권 1750여社 매출 하락으로
업체 도산 우려↑ 일자리는 줄어, “정부가 해외시장진출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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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내수부진으로 충청권의 자동차부품제조 협력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한국GM 철수설에 이어 국산차 물량 감소마저 현실화되면서 협력업체의 매출타격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지역 자동차부품제조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 등의 경영환경 변화와 함께 최근 납품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적자를 걱정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 보고서를 보면 현재 충청권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관련 사업체 수는 모두 1750여개로 충남이 836개로 가장 많다. 이어 세종 508개, 충북 322개, 대전 86개 등의 순으로 자동차 부품업계가 몰려있는 경북·울산·경남 등과 비교했을 때 충청권도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부품업계가 완성차 업계의 부진으로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2·3차 형태의 협력업체인 지역 자동차부품업계는 완성차 업계의 부진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계가 책정하는 부품 단가가 낮은 가운데 완성차 생산 자체가 줄어들면서 납품 물량이 영향을 입게 되면 매출 하락이 즉각적으로 드러나는 구조 탓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은 모두 815만 9000대로 2015년 896만 8000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완성차 업계가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 목표 대비 약 70만대 가까이 감소시키면서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자동차 베어링캡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지역의 A업체의 경우 지난해 매출 1100억원 가량을 기록하며 무난히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상황은 정 반대인 상황이다. 이 업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분기 대비 53%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토막이 났다. A업체 관계자는 “원청업체의 물량 감소 지침으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설비 투자비용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올해 초 GM사태 이후부터 상황이 급변한 뒤 완성차업계 부진까지 겹치면서 경영 환경이 급변한 탓에 내년부터 20~30%의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차체용 부품을 생산하는 소규모의 B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B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의 부진을 떠나 상장 부품업체가 흔들리기만 해도 이들에게 납품을 하는 영세 협력업체는 당장 도산 위기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며 “이미 국내 납품만을 주력으로 하는 지역의 몇몇 영세 제조업체는 사실상 가동을 중단했으며 도미노식 줄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자동차부품업계의 부진은 일자리 감소로도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직·수평적 산업연관성이 강한 자동차 산업 특성상 산업 부진이 IT, 서비스, 철강 등 인접 산업에도 전가되면서 지역 내 전체 고용시장이 축소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완성차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라는 식의 원론적인 자생적 노력만을 지역 부품업계에 요구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앞선 GM 군산공장 폐쇄 사태를 교훈삼아 전기자동차 분야 확장 등 품목의 다변화와 글로벌 자동차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OEM 납품 채널 등을 이끌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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