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 대표 및 원내대표 선거가 다가오면서 당내 충청권 의원들 간 계파 대결 경쟁에도 서막이 오른 모습이다.

다음달 열리는 원내대표와 내년 2월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당권 주자들이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계파별 세 대결 역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전원책 해촉' 사태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취청거리는 틈을 타 사실상 당권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 진 셈이다.

원내대표 임기가 다음달 11일까지인 만큼 차기 경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데다,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역시 내년 2월 말로 향후 100일간 당 권력 지도가 새롭게 그려질 가능성이 큰 시기와 맞닿아 있다.

현재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충청권 인사는 4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다.

이들 모두 원내대표를 역임한 중진 의원인 만큼 당 대표 출마 후보군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두 의원이 같은 날 토론회 등을 통해 경쟁적으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정진석 의원은 13일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몰락하는 한국경제 비상구는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 의원은 토론회에서 "한국 경제는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걱정 수준을 넘어 절망 수준"이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정책이냐, 저는 정책이 아닌 이념이라고 생각한다"고 힐난했다.

이날 정진석·김무성 의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는 일차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상을 비판하는 부분도 있지만, 오는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내달 열릴 예정인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세 과시를 노린 측면도 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에서 탈당했거나 탄핵을 지지했던 ‘복당파’ 인물을 중심으로 주호영·김재경·강석호·권성동·김영우·김학용 의원 등 무게감 있는 다선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들은 현재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오전 일부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당재건비상행동'이 국회 인근에서 모임을 갖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모임에는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우택 의원과 함께 심재철·유기준·조경태·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주최 측은 당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우파 재야 세력이 지지층 결집을 통해 문재인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모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석자가 주로 친박(친박근혜)계를 포함한 ‘잔류파’ 중심인 데다, 이 모임이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김무성 의원의 정계 은퇴와 김성태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는 점에서 복당파와 대척점에서 세대결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 정우택 의원은 모임에서 복당파를 겨냥해 향후 당권 도전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금은 인적쇄신을 할 시점이 아니라 화합과 단합으로 뭉쳐야 할 때"라며 "이 당이 어려울 때 버리고 뛰쳐나간 분들이 당의 얼굴이 돼 전면에 나서는 것만큼은 자제와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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