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자동 정지후 가동승인 지연, 선진국 비교해도 과도하게 길어져
희귀소아암 치료제 등 연구 손해, 연구자 대표회의 조속 재가동 촉구

장기간 가동이 중단된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조속한 재가동 승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형 국가 연구시설인 하나로는 희귀소아암 치료제와 신약개발, 초미세먼지 문제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만큼 가동 중단이 장기화할수록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한다는 게 연구자들의 입장이다.

12일 의료계와 학계의 하나로 이용자 그룹을 대표하는 연구자들은 최근 대표자 회의를 열고, 장기적인 가동정지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속한 재가동을 촉구했다.

하나로는 지난 7월 30일 정지봉 위치 이상이 발생해 자동 정지된 후 현재까지 가동이 멈춘 상태다. 재가동을 하려면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며, 현재 원안위는 사건 원인 분석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조사 중이다.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는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방사성 의약품 생산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해결을 위한 방사화 분석 △배터리 △나노-바이오 소재, 산업소재 개발 및 첨단과학 연구를 위한 중성자 산란 △고전력 반도체 생산과 사고 안전성 신소재 개발을 위한 재료조사 등 중요한 기여를 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장기간 가동이 중단되면서 암 환자 치료지연 및 중단 문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국제 경쟁력 저하, 방사화 분석 이용한 초미세먼지 문제 연구 전면 중단, 중성자산란을 이용한 첨단소재 및 신약개발 분야 기술적·인적 국제 경쟁력 저하, 사고저항성 핵연료 개발의 지연 등의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로는 원자로 건물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위해 2014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년 5개월간의 장기 가동정지 이후 12월 5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올해 7월에 자동정지 된 이후 재가동 승인의 지연으로 가동정지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나로의 계획되지 않은 정지에 따른 가동정지 기간이 이용자 연구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선진국 연구용 원자로와 비교하면 과도하게 길어진다는 게 연구자들의 입장이다.

실제 미국 국립표준연구소의 20㎿ 연구용 원자로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각각 총 3회의 계획되지 않은 정지가 있었으나, 이에 따른 총 가동일 수 손실은 각각 4.4일과 5.6일에 불과했다.

하나로 이용자 협의회장인 이진홍 교수는 “주요 국가 연구시설인 하나로 원자로는 발전용 시설과는 완전히 다르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중요한 연구가 진행되는 핵심 시설”이라며 “세계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에서도 지난해 12월 하나로 재가동 소식을 다룰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중성자 연구시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나로의 안정적 가동은 국가과학기술과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 사안인 만큼 원자력연구원과 과기정통부, 원안위 등 관련 기관에서 조속한 가동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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