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환위 소속 도의원, 부여 찾아 공대위와 대립각, 결국 진입 못해
도의원 “행감 반발은 시대 역행” “도의회 갑질, 즉각 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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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남도의회가 시·군 행정사무감사 강행에 나섰지만 첫 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충남도의회는 12일 부여군을 찾았지만, 공무원 노조 등이 출입을 막으면서 부여군 청사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도의회로 돌아갔다.

충남도 시장·군수협의회와 시·군의장협의회, 전국공무원노조 세종·충남지부, 공무원노조 충남연맹 등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조례 개정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30부터 부여군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 200여명은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즉각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감사에 나선 충남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소속 도의원 8명은 청사 진입을 시도했지만 공대위 장벽에 막혀 부여군 청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김득응 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장은 공대위 앞에서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추진에 반발하는 것은 지방화 시대에 헌법과 지방자치법을 무시하고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농업경제환경위원회는 이 사태에 책임을 물어 법과 조례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의원들은 공대위 앞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낭독한 뒤 도의회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도의회로 돌아갔다.

이날 김진호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논산시의회 의장)은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실시는 지방자치를 분명히 역행하는 일"이라며 "도의회 대부분이 초선이다. 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지도 의문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송복섭 부여군의회 의장은 "도의회가 갑질아닌 갑질을 하고있다. 시군 집행부 예산은 군의회에서 군의원들이 감시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송 의장은 또 "도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를 두 시간을 한다고 하는데 관련 자료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어떻게 두 시간에 다 한다는 것인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백영광 전국공무원 노조 세종충남본부장도 "도의원들이 지자체장과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행정사무감사를 강행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감사를 진행하지 못한 도의회는 13일 예정된 천안시에 대한 행감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천안시장과 공무원 등이 자체 감사를 받기 위해 청사를 비울 예정이어서 맹탕 감사가 우려된다.

한편 도의회는 광역의회가 자체적으로 기초단체에 대해 직접 행정사무 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초단체와 기초의회의 반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부여=유광진 기자 k7pe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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