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식상하다는 지적도…"스테디셀러 단계"

한국 낯설게 보기 '어서와'시즌2도 잘나가네

일부 식상하다는 지적도…"스테디셀러 단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낯설게 보기'에는 언제까지나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는 것일까.

한국인들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외국인의 눈으로 '낯설게' 보는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이야기다.

한국을 난생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여행기를 담은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방송된 시즌1이 MBC에브리원 개국 이래 최초로 시청률 5%를 넘었다.

연예인들이 해외로 나가는 여행 예능을 뒤집은 '역발상'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tvN '서울메이트', '친절한 기사단'이나 SBS TV '내 방 안내서' 등의 유사 프로그램도 나왔다.

지난 5월 시작한 시즌2도 순항하고 있다. 시즌2 초반에는 시청률이 2%대로 주춤했으나 지난 8일 방송이 수도권 기준 5.5%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계속 상승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꾸준한 인기 비결은 바로 일상의 재발견에 있다.

매일 보는 한국의 풍경, 매일 먹는 한국의 음식이 외국인 여행자 눈에는 놀라움이고 새로움이다. 이들의 눈을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들도 방송을 보는 동안에는 여행자가 되어 일상의 터전인 한국을 새롭고 낯설게 보게 된다.

특히 출연자마다 느끼는 한국의 매력이 다르다는 것도 포인트다.

시즌 1에서 독일 친구들은 같은 분단의 아픔을 겪은 한국의 역사에 주목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인도 친구들은 소주에 열광했다. 핀란드 친구들은 한국의 게임에, 시즌2의 터키 친구들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흥미를 느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인정 욕구'를 충족했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국뽕'(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해 있는 상태)이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의 것에 감탄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면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 마음속 스위치를 정확히 누른 것이다. 한편, 제작진은 인기 비결로 '스토리의 힘'을 꼽았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장재혁 제작팀장은 "외국인 캐릭터 설정과 그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스토리의 힘이 강해서 꾸준히 사랑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 팀장은 "제작진들은 사전 설정이 거의 없이 이루어지는 4~5일간의 일반인 외국인 친구들의 여행을 따라간다"며 "여행 현장과 사후 촬영본을 통해 외국인 친구들을 밀도 높게 관찰하고, 그 관찰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설정하고 이야기를 만들며 감정선을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수십회째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식상해졌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 도착해 호텔에 짐을 풀고, 3일 동안 한국을 여행한다. 밤에는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낮 동안 경험한 한국과 한국 사람·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패턴이 매회 반복된다.

아울러 프로그램의 식상함은 한국이라는 여행지가 외국인에게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인 탓도 있다.

또 3박 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지방까지 모두 돌아볼 수는 없어 출연자들의 여행이 거의 서울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가볼 수 있는 관광지도 더 새로울 것이 없다.

제작진은 식상함을 극복하기 위해 시즌2에서는 시즌1과 달리 외국인 출연자 구성을 기존 친구에서 가족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를 통해 같은 관광지를 가더라도 각자의 국적, 환경, 세대에 따라 다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주로 백인 남성을 초대한다'는 비판에 시즌2에는 출연자 국적도 아시아 등으로 다양화하고 여성 출연자들도 초대했다.

장재혁 팀장은 "시즌2 첫 방송인 스페인 편 이후로 나라별 평균 시청률이 단 한 번도 떨어진 적 없이 꾸준히 상승했다. 호주 편은 시즌1 최고 시청률에 근접했다"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다른 정규 예능들처럼 스테디셀러 단계에 들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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