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교체 타이밍에… “국회 패싱” “홍 후보자 적임자 아냐” 지적도

▲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홍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연합뉴스
보수 야당들은 11일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으로 발탁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정책실장 후보자에 대해 ‘회전문 코드인사'라며 일제히 혹평했다.

또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시점에 경제 수장이 동시에 교체된 데 대해 야권은 ‘국회 패싱'이라며 청와대를 향해서도 맹공을 이어갔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홍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일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를 보좌했으며, 임종석 비서실장의 대학동문으로서 현 정권 핵심들과 밀접한 관계여서 코드인사라는 타이틀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예산 분야에는 경험이 많지만 금융이나 재정정책 분야에는 경험이 적어 여권 내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있다"며 "소신있고 강단있는 경제정책 운용이 절실한 상황에서 적임자가 아니다. 병역면제 관련 의혹도 있다"며 부적격 사유에 대해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또 김 후보자에 대해선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 문제에 관여한 대선 캠프 출신"이라며 "왕수석으로 불린 실세지만 부동산, 탈원전, 교육문제에 혼란을 야기했고, 도시공학 전공자로서 경제에 문외한이며, 경제 전반을 거시적으로 총괄하는 식견도 능력도 없다"고 맹폭했다. 이어 "이런 2기 경제 투톱이 1기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경제 위기 국면을 전환하는 능력이 있을지, 세금주도가 아닌 시장주도성장과 기업주도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절망적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념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통령이 안쓰럽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날 SNS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시장을 중시하라는 요구에 대해, '내가 내 길 가는데 무슨 딴소리냐' 하는 대답인 것"이라고 이번 인사를 평가했다. 손 대표는 김 후보자를 향해 "부동산위기의 원조이고, 탈원전 정책의 주역이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너서클 멤버"라며면서 "김수현 원톱(One Top)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말 잘 듣는 관료 출신 홍남기 후보자가 이너서클에 이념편향적 왕 실장에게 끌려다니면 이 나라 경제는 이제 끝장"이라고 우려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에서 한창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진행 중에 책임자인 경제부총리를 경질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예결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국회 무시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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