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학내 무관심에 대부분 경선 없이 단독 후보로 치러지는 양상이다.

취업난 등으로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면서 총학 후보자간 치열한 공약 전쟁과 한 표라도 더 받기 위한 캠퍼스 내 열띤 홍보전은 옛말이 됐다.

11일 대전지역 대학 등에 따르면 대부분 총학 입·후보자 등록을 마감했거나 이미 선거를 치른 상황이다.

앞서 등록한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된 충남대는 재선거 공고 이후 1개 선본이 등록해 지난 9일 후보자를 최종 확정했다.

충남대는 오는 28일 단독후보로 선거를 치르며 온라인 투표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다. 총학선거와 함께 자동 연기된 단과대학 및 학과 선거의 경우는 온라인 투표 여부가 현재 불확실한 상태다. 학생들의 관심과 투표율을 높이고자 심사숙고 끝에 온라인 투표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단독후보로 찬반을 묻게 되면서 기능과 의미를 상실했다는 목소리다.

충남대 재학생 김모(여·22) 씨는 “기존 등록기간엔 후보자가 아예 없다가 재등록기간 보름여 만에 단독출마한 후보가 얼마나 좋은 공약을 제시했을지 의문“이라며 “최소 두 팀 이상은 출마해 선의의 경쟁을 하며 보다 질 좋은 공약을 학생들에게 제시해야 하는데 이렇게 단독후보로 치르는 온라인 투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역 내 단독후보로 선거를 치르는 대학은 충남대 뿐만 아니다.

한밭대와 한남대, 배재대 모두 단일팀으로 입·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유일하게 대전대와 우송대가 경선구도로 선거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치렀다.

한편 지난 2일 선거를 실시한 우송대는 대의원 등 일부 학생만 투표자격이 주어지는 간선제로 총학선거를 실시해 비판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일반 재학생들은 투표권이 없어 총학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더욱 저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우송대 재학생 조모(여·20) 씨는 “경선으로 선거가 이미 치러졌다는 사실 조차도 몰랐다. 고등학교 학생회장도 학생들이 뽑지 반장들만 따로 투표를 하지는 않는다”며 “이러니 학생들이 총학 선거에 더욱 관심이 없어지고 공약도 형식적으로 남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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